요즘 대학생들이 이전과는 너무나 많이 달라진 패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이 날씬한 다리를 드러내는 스키니 진을 입거나 혹은 ‘여성 옷’이라고 인식되어있는 치마를 입는 등 여성 패션과 남성 패션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으며, 여성들에게는 ‘발목까지 오는 치마’와 같이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패션 스타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
날씬하고 쭉 뻗은 다리는 여성들의 로망이다. 다리가 길고 날씬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딱 붙는 스키니 진이나 굽 높은 하이힐은 여성들의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여성들보다 남성들의 스키니 진 착용을 더 흔히 볼 수 있다. 근육으로 다져진 다리보다 ‘슬림’한 다리를 추구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남성들에게 가녀리고 마른 몸매는 감추고 싶은 부위라고 생각했던 이전과 달리, 오히려 날씬함을 더 부각할 수 있도록 몸에 밀착되는 스키니 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요즘 옷 가게에 가보면,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스키니 진’을 찾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서면 지하상가에 있는 H 가게 직원 김씨(28)는 “최근 여자보다 남자들이 스키니 진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무난한 색은 당연하고, 여자들이 좋아할 법한 알록달록한 색까지 다양하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남성들이 구매하는 스키니 진 매출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H 가게의 남성 스키니 진 판매량은 해마다 약 5%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남성들의 스키니 진에 대한 사랑이 계속되고 있음에 따라, 디자인은 더욱더 화려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로 보아, 앞으로도 계속해서 남성 스키니 진 매출액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성들만을 위한 전문 액세서리 쇼핑몰까지 생겼다. 남자 액세서리 전문 쇼핑몰인 ‘테OO’는 오직 남성들만을 위한 팔찌와 목걸이 등 화려한 액세서리 종류들로 가득하다. ‘테OO’ 관계자 이모 씨를 통해 조사한 결과, 남성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템은 귀걸이로, 전체 액세서리 구매율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모 씨는 “요즘 남성들이 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제는 남자들도 머리띠를 하는 시대다. 남성 머리띠 판매량이 불과 몇 달 사이에 급격히 증가했다”며, “TV에 나오는 인기 연예인의 패션이 남성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남성들이 ‘치마’를 입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남성들도 블랙 팬츠 위에 블랙 주름치마를 매치하는 등 ‘치마 패션’을 입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아직 흔하지는 않지만, 이런 패션을 입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을 ‘패셔니스타’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렇게 요즘 학생들의 패션을 보면, ‘성’에 대한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이제는 ‘남자들이 여자처럼 액세서리를 하거나, 치마를 입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여성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패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짧은 치마’와 ‘굽 높은 하이힐’은 단연 여성들의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요즘 여학생들 사이의 패션 경향을 보면, 발목까지 오는 치마나 운동화가 인기를 얻고 있다. ‘발목까지 오는 치마’, 이전이라면 눈 씻고 찾아도 보기 어려운 패션이다. 하지만 요즘 여학생들에게는 즐겨하는 패션이 되었다. 그리고 여성들이 치마에 매치하는 신발은 대부분 구두였다. 하지만 이제는 ‘운동화’가 대세가 되었다. 여성들의 ‘예쁜 다리’를 위한 필수품이었던 ‘하이힐’이 운동화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여학생들 사이에서 운동화에 대한 선호도는 증가했지만, 하이힐에 대한 선호도는 감소했다.
경성대학교 여학생 20명을 대상으로 ‘평소 즐겨 신는 신발이 무엇인지’를 질문한 결과, 3명을 제외한 17명이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고 응답했다. 17명에게 ‘왜 운동화를 신느냐’고 질문했더니, ‘발이 편해서’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운동화를 코디했을 때 더 예뻐서’가 6명, 기타 답변이 2명으로, 대부분 여학생이 운동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여성스러운 원피스에 운동화를 신는 것이 새로운 유행이 된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패션 변화는 평범하고 무난한 것을 추구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남들과는 다른 개성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욕구가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에 따라 ‘멋’과 ‘유행’은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는 이보다 더 예상치 못한 패션의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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