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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신발'인가..보름만에 밑창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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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신발'인가..보름만에 밑창에 구멍
  • 취재기자 허승혜
  • 승인 2013.09.26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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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 주의보.. 값싸지만 싸구려 불량품 가능성
지난 14일, 동서대 관광학부에 다니는 진소정(22) 씨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갑자기 신발이 미끄러지면서 크게 다칠 뻔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이 진 씨를 잡아주면서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만, 진 씨는 그 일로 발목 인대가 늘어나 1주일 정도 발목보호대를 하고 다녀야 했다. 진 씨는 분통이 터졌다. 자신의 부주의가 아니라 신고 있던 싸구려 신발 탓에 다친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진 씨는 바로 2주일 전 서면 지하상가에서 여름 샌들을 샀다. 2만 원이 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그 신발은 디자인이 진 씨의 마음에 들었고, 직접 신었을 때도 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진 씨는 신발을 구매했고 매일같이 그 신발을 신고 다녔다. 하지만 신발 밑창이 금방 닳았는지 계단에서 갑자기 미끄러지는 일이 일어나면서 진 씨는 크게 다칠 뻔한 것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열풍이 불고 있다. ‘패스트 패션’이란 빠르게 바뀌는 유행을 반영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되는 의류로 상품 회전율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10대와 20대들은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최신 유행에 딱 맞는 패스트 패션에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패스트 패션은 저렴한 가격에 맞게 상대적으로 질이 안 좋아 금방 늘어나고 닳는 등 그 부작용이 적지 않다. 패스트 패션은 옷 뿐만이 아니라 신발 또한 포함하고 있어,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과학기술대 호텔조리과 이예슬(23) 씨는 얼마 전 구매한 지 2주도 되지 않은 신발의 밑창이 다 닳아 속상한 적이 있다. 신발의 밑창은 닳을 대로 다 닳아 신발 바닥 속이 다 보일 정도였다. 이 씨는 평소 신발을 험하게 신는 편도 아니었고 그 신발을 신고 험한 지형을 간 적도 없었기 때문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 씨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편하면서도 오래 신을 신발을 사기 위해 나름 고민하다 구매한 건데, 이렇게 지우개처럼 빨리 닳아버려 너무 속상해요”라고 말했다. 이 씨와 같이 신발의 밑창이나 굽이 닳는 경우는 평소 신는 사람의 자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구두 같은 경우는 굽이 닳으면 몸의 자세가 삐뚤어지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허리나 어깨에 통증이 오고 걸음걸이도 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신발을 신을 경우 쉽게 피로해지고 그 신발을 신고 난 후 며칠 동안은 발의 통증이 계속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한 굽이나 밑창이 닳는 것뿐만이 아니라 심한 경우엔 굽이 아예 부러지는 일도 있어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강모(23) 씨는 친구와 함께 길을 걷던 도중 구두 굽이 부러지는 일이 있었다. 친구가 장난으로 살짝 밀치는 순간, 갑자기 굽이 부러지는 바람에 보도블록에서 떨어질 뻔해 강 씨는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다. 하지만 강 씨가 놀란 것은 수선집에 찾아가서 들은 말이었다. 강 씨는 “수선집에 가서 구두를 고치는데 아저씨가 하시는 말이 신발 굽을 고정시키려면 못을 박아야 하는데 부러진 쪽에는 그 못이 없다는 거예요. 결국엔 불량품이었단 거죠”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발들은 1만 원이 안 되는 금액에서부터 그 가격대도 다양하다. 주로 판매되는 장소로는 지하상가, 대학가, 번화가 등이 있고, 온라인상으로는 오픈 마켓, 개인 쇼핑몰 등이 있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판매 장소까지의 접근성까지 좋아, 이런 상품들이 쉽게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품의 질로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런 상품들은 유행에 민감하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없는 10대와 20대 학생층에게 주로 소비돼고 그 피해들 또한 그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박모(24) 씨는 새 운동화를 사기 위해 여러 브랜드를 알아보다 적지 않은 금액에 놀라 가격이 저렴한 운동화를 구매한 적이 있다. 박 씨가 구매한 운동화는 브랜드가 없는 상품이었지만 평소 박 씨가 브랜드에 딱히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고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했다. 하지만 신은 지 2주 정도 되었을 때 운동화의 혀 부분이 떨어지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다. 신발을 고쳐 신기 위해 살짝 잡아당긴 것인데 그대로 떨어지는 바람에 박 씨는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강모(22) 씨는 가격이 2만 원 정도 하는 신발을 구매했다. 저렴한 가격이니까 한 철 신고 버리자는 마음이었지만 신을 때마다 발뒤꿈치가 까져 밴드를 매일같이 붙이고 다녀야 했다. 걸을 때마다 신발 뒤 쪽이 늘어나면서 발뒤꿈치를 쓰는 바람에 상처가 생긴 것이다. 강 씨는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버리기엔 아깝고 계속 신기에는 아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질 낮은 상품과는 반대로 저렴하면서 상품의 질까지 높은 신발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신발들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몇몇의 불량품을 파는 생산자로 인한 피해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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