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국공립대총장協서 폐지 방안 확정할듯...학부모들, "사립대도 입학금 폐지에 동참해야" / 신예진 기자
내년부터 전국 4년제 국공립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입학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오는 17일 회의를 열고 입학금 폐지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중앙일보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국공립대 총장협의회는 전국 50여 개 4년제 국공립대 가운데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받는 41개 학교 총장들이 구성한 협의체로 부산대·충북대 등 지역 거점 국립대 10곳, 부경대·금오공대 등 지역 중소 국립대 19곳, 교육대 10곳을 포함한다.
4년제 국립대 가운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다른 법령의 적용을 받는 대학은 협의회에 속하지 않아 자체적으로 입학금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입학금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 국정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는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가 포함돼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안철수·심상정 후보가 대학 입학금 전면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지난달 전북 군산대가 처음으로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고, 이달 초에는 부경대·한국 해양대 등과 지역 중소대학이 입학금 폐지와 전형료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입학전형료의 경우 5% 이상 인하하기로 하고 그 규모는 대학별로 정하기로 했다. 전형료 인하는 다음 달 시행하는 수시전형부터 적용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학년도 국·공립대 신입생 1인당 입학금은 평균 14만 9500원으로 등록금 총액의 1% 수준이다. 전국 사립대는 1인당 평균 입학금이 77만 3500원으로 국립대의 5배가 넘는다.
그동안 주요 대학 정책은 국공립대가 먼저 제도를 도입하면 사립대가 뒤따르는 모양을 취해 왔다. 따라서 국공립대가 대학 입학금 폐지에 먼저 나서면 사립대도 입학금을 폐지 또는 인하할지 그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도 신입생 입학금 부담이 줄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으려면 사립대도 입학금 폐지에 동참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부모 한모 씨는 “연년생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려니 등록금도 부담스러운데 입학금까지 더해져 가슴이 답답하다”며 “고등학생 2학년인 첫째가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입학금 제도는 전면 폐지되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대학 신입생 신모 씨도 “올해 초 고등학교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입학금을 비교해 본 적이 있다”며 “국립대 다니는 나도 입학금이 부담스러웠는데 사립대 다니는 친구는 훨씬 많이 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입학금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한 사립대 관계자는 “당장 입학금을 폐지해 버리면 학생들이 기존에 받던 장학금이나 여러 혜택을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며 “쉽게 폐지를 논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