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신적폐 세력’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좌파’라는 단골 표현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자유한국당은 25일 제2차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원외당협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은 결의문을 통해 “독선과 오만을 고집하는 일방통행 정부의 인사 무능, 안보 무능, 경제 무능으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안보·경제·졸속·좌파·인사의 신적폐 정부로 규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의 난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적폐 세력을 견제하는 데 제1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신적폐 세력이 국민을 불행으로 몰고 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통합과 화합을 통해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대한민국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곧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소통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겠다”며 “신발끈을 조여매고 당내 혁신을 가속화해 제1야당의 존재 의의를 증명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문의 거의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채워졌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그냥 문재인 싫다고 적으면 끝날 걸 뭐 저렇게 길게 적어놨냐”며 “박근혜 출당 문제로 페이스북에서 난리더니 결국 일언반구 언급도 하지 않고 문재인 욕만 하는 꼴이 참 못났다”고 비판했다.
실제 결의문에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언급한 것은 한 줄도 없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문제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연석회의의 주요 화두가 ‘당 혁신’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은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친박과 비박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됐던 이날 자리는 덕분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국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최주영(30, 충남 천안시) 씨는 “매일 어떤 표현으로 여당, 청와대를 공격할지만 고민하는 사람들 같다”며 “자유한국당 하면 떠오르는 박근혜, 탄핵, 김진태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청산하고, 어떻게 국민에게 다가서야할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싸늘한 반응을 보이기는 네티즌들도 마찬가지다. 네티즌들은 “한심하다”, “제발 사라져라”, “너네나 잘해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관심 없으니까 기사 쓰지 마라”는 댓글도 다수다. 전체 538개의 댓글 중 자유한국당을 응원하는 댓글은 2개에 불과했다.
같은 보수 정당인 바른정당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보수 궤멸에 대한 반성이 소개되지 않은 것인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자유한국당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