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광고계 전설 ‘세귀엘라,’ 한국 광고를 아시아의 ‘허브’로 평가
부산국제광고제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벡스코 컨벤션 홀 2층에서 심사위원장을 대표하여 자크 세귀엘라(Jacques Seguela)가 참석한 가운데 공개 광고 토크쇼가 열렸다. 프랑스가 낳은 전설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광고계의 역사‘ 자크 세귀엘라는 이 자리에서 이번 부산국제 광고제와 한국 광고를 매우 높이 평가했다.
세귀엘라 심사위원장은 세계 3대 광고제인 프랑스 칸 광고제의 출품작이 4만 4,000편 정도인데, 이번 부산국제광고제의 출품작도 세계적 광고제 수준인 1만 2,000편이나 돼서, 부산국제광고제가 이제는 세계적인 광고제로서 발돋움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59개국의 다양한 국가에서 광고제에 참여했다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귀엘라 심사위원장은 이번 광고제를 통해서 아시아 광고의 중심에 한국 광고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서구 사회가 지배했던 광고계의 축이 아시아로 넘어왔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한국은 아시야 광고의 창의적인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의 광고를 세 가지로 분류했다. 그것은 머리에서 시작해 가슴을 건드리는 영국식 지적 광고, 가슴에서 시작해 머리에서 끝나는 프랑스식 감성 광고, 그리고 머리에서 시작해서 지갑을 여는 미국식 상업적 광고라는 것이다. 세귀엘라는 “한국 광고는 가슴에서 시작해 가슴으로 되돌아오는 광고다.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할 미래 광고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한국 광고의 특징은 감성을 울리는 편안함과 친밀감이라면서 한국 광고가 미국식 상업광고에 잠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세귀엘라는 “한국 광고가 더 발전해서 세계 시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세귀엘라 심사위원장은 이번 광고제에 아시아 국가가 다수의 작품을 출품한 것에 비하면 광고의 아시아적 지역성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광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특유의 문화를 보여주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자크 세귀엘라가 제시한 ‘좋은 광고를 만들기 10계명’
1. 정체성을 표현하라. 당신의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2.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표현하라.
3. 디테일에 신경 써라.
4. 충분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라. 소규모 광고회사일 경우에는 다른 곳에서 도움이라도 받아야한다.
5. 기존의 습관을 넘어서라. 어디서든 통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야 한다.
6. 너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아야 한다. 보편적인 호소력을 가져야 한다.
7.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켜라. 아름다우며, 배치가 적절하고, 구도가 제대로 돼야 한다.
8. 수상작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돌아보라. 다양한 광고에 접하며 감을 키워야 한다.
9. 더 많은 심사위원에게 평가를 받는 심사의 대상이 되라. 실제로 광고제에 출품하는 게 중요하다.
10. 광고제에 나오되, 경쟁은 하지마라. 창조성은 내적으로부터 시작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 2013 부산국제광고제 시상식과 폐막식
23일,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자살대교’라는 오명을 가진 마포대교에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배치해 자살예방캠페인을 벌인 한국 제일기획의 ‘생명의 다리’ 캠페인이 최고상인 ‘올해의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외에 본상 8개 부문에서 수상한 브라질의 ‘내 피는 빨강과 검정(My blood is red and black)’ 광고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광고는 헌혈 기관과 브라질 축구클럽 EC Viotria이 협력한 헌혈 캠페인으로, 빨강과 검은색 줄무늬인 팀 유니폼에서 빨간 색을 빼버리고 팬들이 헌혈을 하면 원래 유니폼에 맞게 빨간 색 줄이 하나씩 채워지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웠다.
환호와 박수가 쏟아진 시상식을 끝으로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열렸던 부산국제광고제가 막을 내렸다. 올해 광고제는 출품된 광고 작품 전시 뿐 아니라 세미나와 광고경연대회, 길거리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참가자들과 시민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출품 작품도 지난해에 비해 16% 가량 늘고, 관객 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마지막 날인 24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주말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벡스코를 찾아 성황리에 광고제가 폐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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