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바가지 요금 피해 사례가 또 적발됐다. 하룻밤 새 술값으로 1700만 원이 결제됐다고 한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 A 씨는 서울 이태원의 외국인 전용 술집을 찾았다. 술을 많이 마신 그는 정신을 잃었고, 이튿날 미국으로 돌아갔다. 얼마 뒤 신용카드 청구서를 받은 그는 깜짝 놀랐다. 출국 전 들른 술집에서 '1704만 8400원'이 결제돼 있었기 때문. 그는 한국 경찰에 도움을 청했고, 경찰은 해당 술집 업주를 체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21일 준사기 혐의로 업주 2명과 종업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업주 등 일당은 A 씨 카드로 6회에 걸쳐 1704만 8400원을 결제했다. A 씨가 술집에 머무른 시간은 1시간 40분에 불과했다.
당시 가게 내부 CCTV도 공개됐다. SBS가 공개한 영상 속 A 씨는 여성 종업원들에 둘러싸여 술값을 계산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A 씨가 이성이 있는 상태에서 결제한 카드 값은 48만 8400원이었다고 한다. 결제하는 모습이 잡힌 후,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를 뒤로 거꾸로 박은 채로 쓰러진다. 업주 일당은 이때부터 A 씨의 신용카드로 결제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656만 원을 추가 결제한 셈이다.
경찰은 A 씨가 갑자기 쓰러진 점에 비춰 그의 술에 수면제 등 약물이 첨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해당 주점을 압수수색했지만, 현재까지 약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업주 일당은 범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A 씨가 자발적으로 1134만 원을 추가 결제했다는 것. 서울신문에 따르면, 해당 업주는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가게 문을 닫고 2차를 가자며 돈을 결제했고, 그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함께 택시를 타고 호텔까지 데려다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CTV를 통해 A 씨가 이미 술집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을 볼 때, 그의 증언은 그다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경찰은 같은 수법으로 인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 측은 “이태원에서 술집을 운영하면서 혼자 온 외국인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술에 취해 정신없는 틈을 타 카드 결제를 하고, 외국인이 출국하면 신고가 어렵다는 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강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국가 이미지를 추락시켰다는 점에서 엄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다수다. 대학생 김주희(24, 부산시 남구) 씨는 “세상에 이런 나라 망신이 어디 있느냐. 저 미국인은 이제 한국 이야기만 나와도 치를 떨 것”이라며 “가뜩이나 관광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저런 사기꾼들은 국가가 직접 나서서 솎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이와 마찬가지다. 네티즌들은 “엄벌에 처하고 돈은 돌려줘라”, “구속시키고 주점 폐쇄하라”, “무기징역 선고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