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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다.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로” ... ‘리틀 포레스트’가 청춘에게 전하는 위로 / 김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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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다.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로” ... ‘리틀 포레스트’가 청춘에게 전하는 위로 / 김강산
  • 부산시 해운대구 김강산
  • 승인 2018.03.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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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를 일컬어 N포세대라고 한다. 기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에서 시작했던 이 신조어는 5포세대, 7포세대를 거쳐 오늘 날에는 포기할 것들이 셀 수 없이 많아진 청춘들을 대변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김태리) 역시 마찬가지다. 타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치열하게 준비했던 임용고시, 함께 준비했던 남자 친구의 합격 소식이 들려오지만, 주인공 혜원은 이번에도 낙방이다. 시험, 연애 어느 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 지친 주인공은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고향으로 떠난다. 고향에 도착한 혜원은 마루에 누워 독백한다. “돌아왔다.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로.”
배우 류준열과 김태리, 진기주(왼쪽부터)가 2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리틀 포레스트>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그렇게 상처입고 지친 채로 돌아온 고향에서 오랜 친구들과 보내는 일상을 따뜻하게 풀어낸 영화가 바로 <리틀 포레스트>다. 이 영화에는 극적인 반전도, 달달한 로맨스도, 엄청난 액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 팬서>, <궁합> 등 대형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예매율 2위로 순항 중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리틀 포레스트>의 대답은 ‘휴식’이다. 바쁜 일상에 치여, 하늘 한 번 쳐다볼 여유도 없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휴식을 준다. 아름답게 담아 낸 사계절의 선명함이 그렇고, 영화 내내 등장하는 맛있는 요리들이 그렇다. 지쳐 있던 주인공이 시골에서 보내는 1년의 시간은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다가온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고. <리틀 포레스트>는 그래서 나에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2년 간의 군 생활과 반 년 간의 휴학을 마치고 돌아온 학교는 큰 부담이었다. 신입생 때는 멀게만 느껴졌던 취업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불안감을 떨쳐보겠다며 이것저것 해보지만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것인지, 헛되이 낭비하는 시간은 아닌지 항상 조급했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그 모든 걱정이 사라졌어요!” 하는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그저 마음 한켠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그 작은 여유가 반갑다. 나 자신을 생각하기에 벅차 신경 쓰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힐링’이라면 <리틀 포레스트>는 훌륭한 대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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