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소멸하는 항공 마일리지, 서둘러 사용해야....대한항공, 아시아나 승객들 "소비자 권익 침해"
취재기자 정인혜
승인 2018.06.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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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적립한 항공 마일리지 내년 1월 1일부터 '자동 소멸'...사용처 한정돼 불편 / 정인혜 기자
내년부터 2008년 이후 적립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사라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개정한 ‘마일리지 10년 유효기간 약관’에 따라, 오는 2019년 1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자동 소멸한다. 이 때문에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모아온 '착한' 승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8년 7월과 10월 약관 개정을 통해 항공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제한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2008년 7월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를,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2008년 1월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부터 10년 유효기간을 적용했다. 국내에서 마일리지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다. 기타 저가항공사는 항공마일리지가 아닌 ‘포인트제’로 각자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한 비행기당 적용되는 마일리지용 좌석은 5~10% 정도다. 마일리지를 쓰고 싶어도 마일리지용 좌석이 없다면 마일리지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항공사 측에서는 ‘적어도’ 1년 전에는 예약해야 마일리지용 좌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비행기 표를 포기하고 눈을 낮추더라도 마일리지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마일리지 사용처 범위가 좁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마일리지는 로고상품(인형, 모형비행기 등), 렌터카, 국내호텔, 리무진, 민속촌관광, 체험장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에는 그나마 낫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는 로고상품, 리조트, 스파와 면세점, 이마트, CGV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마일리지제도 때문에 대한항공만 고집해왔다는 주부 김모(52) 씨는 “언젠가는 비행기 표 한 번 끊을 수 있겠지 하면서 쓸데없어도 불만 없이 모았는데 갑자기 소멸된다니 말이나 되는 이야기냐”며 “그것도 다 돈인데 자기들 멋대로 없애버리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차라리 돈으로 돌려 달라”고 항의했다.
관련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마일리지를 소비자의 ‘재산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은 “앞으로 항공권 구입할 때는 무조건 마일리지로도 결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적어도 50% 정도는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게 법이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도 이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은 “소비자가 정당하게 취득한 항공마일리지 사용을 항공사의 일방적 약관을 빌미로 제한하는 건 소비자권리 침해”라며 “소비자가 적립한 마일리지는 소비자 재산권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