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차태현(43)과 김준호(44)가 수백만 원대의 내기 골프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공식사과와 함께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가수 정준영(30)과 함께 KBS <1박 2일> 멤버다. 차태현과 김준호의 조심스러운 행보에 대해, 온라인에선 "차태현이 무슨 죄냐?"며 이들을 옹호하는 의견과, "그래도 도박"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차태현과 김준호는 17일 각각 소속사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사안의 심각성을 의식, 깊이 자숙하며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들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골프를 쳤고, 골프 게임이 끝난 후 게임에 건 금액을 돌려주거나 돌려받았다고 확인했다. 재미로 내기를 했다는 뜻이다.
차태현은 이날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재미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은 공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반성하면서 자숙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김준호 역시 이날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인으로서, <1박 2일>의 큰형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내기는)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위한 부분이었을 뿐, 게임이 끝난 후 현장에서 금액을 돌려주거나 돌려받았다“고 했다.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는 지난 16일 KBS1 <뉴스9>에서 처음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성관계를 몰래 촬영하고 유포하는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의 휴대폰을 조사한 결과, 2016년 차태현과 김준호가 수백만 원 대의 내기골프를 친 정황을 포착했다.
온라인선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논란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친목도모 골프 내기는 일반인 사이에서도 곧잘 행해진다는 옹호 의견과, 판당 몇백 만 원이면 엄연히 불법이라는 냉정한 의견 등이 대립하는 상황. 그러나 '승리 게이트'나 '정준영 몰카'사건과 달리, 차태현과 김준호의 하차를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주말이면 곧잘 골프를 치는 한 직장인(38)은 ‘내기 골프’는 다반사라며 답답함을 표했다. 그는 “골프 치는 사람들 중에 내기 골프 안 하는 사람도 있나. 물론 금액의 규모는 다르지만 내기하는 사람 널렸다. 솔직히 근처 당구장만 가도 내기 당구하는 사람 엄청나다. 언론이 과하게 차태현과 김준호를 겨눈 것 같다”고 했다. 네티즌들 역시 ‘하차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특히 차태현과 김준호는 게임 후 내기에 건 금액을 돌려줬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네티즌은 “골프를 칠 수 있고, 도박이 목적이 아닌 이상 내기 골프도 할 수 있다. 그걸 재미 삼아 카톡으로 얘기도 할 수 있다. 언론에서 너무 과하게 지적한다. 차태현과 김준호의 하차는 과하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또 다른 네티즌도 “돈 잘 버는 친구들끼리 내기하는 게 무슨 큰 범죄인 양 떠든다. 연봉 3000인 사람들이 2만 원을 거는 것과 건물 몇 개씩 들고 있는 사람들이 200만 원 거는 건 비슷하지 않나?‘고 반문했다.
물론 스포츠에 큰 금액을 거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단호한 의견도 있다. 가족끼리 내기를 해도 금액이 많으면 도박이라는 것. 한 네티즌은 “내기하는 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당구장에 내기 당구 하는 거 동영상으로 찍어서 신고하면 1만 원짜리 내기라도 전부 처벌받는다. 차태현과 김준호는 공인이니 문제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복수의 언론에 "<1박 2일> 출연진의 단체방 대화를 통해 내기골프 내용에 대해 이미 확인했다. 사실 관계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