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젊은이들, 소비잠재력 구비...편의점 등, 소규모, 낱개 판매로 대응
유머 있고 남을 배려하는 대학생 구한솔(23, 울산시 남구 신정동) 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비타민’으로 불린다. 항상 에너지 가득한 그는 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닐 것 같지만 여가시간 때는 주로 혼자서 생활한다. 밖에 나가 마음에 드는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한 뒤, 카페에 가서 책을 읽으며, 노트북을 두드린다. 때로는 혼자 콘서트에 가거나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외롭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구 씨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좋지만, 혼자서 다니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에 굳이 외롭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혼자일 때,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현대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사회 문화 현상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단어인 ‘글루미족’은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영어로 ‘gloomy’는 칙칙하고 우울하다는 뜻으로 이들은 외로움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피하는 대신,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나홀로 족'으로도 불리는데, 자기 뜻에 따라서 혼자 밥을 먹고, 영화를 보며 혼자 노는 것을 즐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결혼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싱글족’과는 엄연히 다르며, 하루 종일 방안에 갇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와도 구분된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취향을 존중하며 여행, 경제, 사회 등 다변화된 현상 속에서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귀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글루미족은 주로 집단보다 혼자 하는 생활을 선호한다. 집단 중심의 문화에서 개인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한 것이 이들의 발생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외에도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많아진 점,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목적,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 등이 글루미족이 혼자를 즐기는 이유라고 한다. 대학생 최준호(23, 부산 해운대 재송동) 씨는 “시대가 변한 만큼 싫어도 억지로 같이 어울려 다녀야 하는 과거와는 다르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혼자)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혼자 사는 사람들은 매년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0년 기준 1인 가구의 수는 414만 2,165가구로 총 가구수인 1,733만 9,422가구의 약 25%를 차지해, 4인 가구의 수인 389만 8,039가구를 뛰어 넘었다. 2025년에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31.3%, 2035년에는 34.3% 등 계속해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이 통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소비 잠재력 때문에 1인 가구를 타켓으로 마케팅이 성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큰 불편함은 먹는 것이다. 대학생 유상근(24, 광주 서구 유촌동) 씨는 작년에 혼자 서울로 여행을 떠났다. 점심은 길거리 음식들로 배를 채웠지만,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싶었던 그는 신촌에 있는 ‘이찌멘’이라는 가게로 들어갔다. TV에서 혼자 밥을 먹으러 가기 좋은 곳이란 말을 들었음에도 내심 걱정했지만, 가게 내부가 독서실형 칸막이가 있는 구조로 되어있는 것을 보고, 그는 이내 마음을 놓고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혼자 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1인 전용화로도 있었다. 외식업계는 앞 다투어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위한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유 씨는 “혼자 여행을 가서 가장 걱정이었던 것이 밥을 먹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혼자인 사람들을 위한 음식점이 있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