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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쿤족, 나비가 되어 도약할 것인가, 번데기로 남을 것인가? / 안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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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쿤족, 나비가 되어 도약할 것인가, 번데기로 남을 것인가? / 안시현
  • 충남 서산시 안시현
  • 승인 2018.09.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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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서산시 안시현
‘코쿤족’이라는 말이 있다. ‘혼밥’, ‘혼술’ 등 혼자 어떤 행동을 한다는 의미의 ‘혼-’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용어는 유행어를 넘어 드라마 제목이나 신문에 쓰일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에 비해 ‘코쿤족’이라는 용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코쿤족’이란 누에고치(cocoon)에서 유래한 용어로, “외부 상황으로부터 도피하여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에 머물려는 칩거증후군의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라고 사전에 명시되어있다. 비슷한 말로 ‘나홀로족’이 있다.
누에고치(사진: Dean Morley, Creative Commons)
코쿤족의 등장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대학가는 계속되는 취업난 때문에 단체생활보다 자기계발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단체생활이 미덕이라고 강조됐던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IT기술의 발달도 코쿤족 '양성'에 박차를 가했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쉽고 빠르게 사귈 수 있게 되면서, 마음 맞는 사람들하고만 소통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늘었다. 때문에 인간관계의 넓이보다 깊이를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져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유지될 때, 일어날 문제는 무엇일까. 개인주의로 인한 인간관계의 단절이 문제의 시발점이다. 넓은 인간관계보다 깊고 좁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삭막할 수밖에 없다. 본인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나서려고 하지 않아 공공장소에서 사람이 쓰러져도 멀뚱히 보고만 있는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곧 비혼, 저출산 등의 사회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근래의 2030대들에게 ‘코쿤족’, ‘혼밥족’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사회는 이들에 맞춰서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 중이다. 유명한 아이돌 가수가 창업한 ‘아오리 라멘’은 음식점 탁자를 독서실 책상처럼 칸막이를 갖추게 했다. 이런 음식점 식탁은 옆사람을 신경 쓸 겨를도 없어 온전히 ‘혼밥’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인의 취향에 맞게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넣고 뺄 수 있는 음식점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컵밥 △혼자 부담 없이 ‘혼곡’(혼자 노래방에 가서 노래)할 수 있는 동전 노래방까지 새로운 소비계층인 코쿤족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이나 상품 마케팅이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세대들은 코쿤족의 유행, 즉 ‘코쿠닝 트렌드’를 문제가 아닌 자아실현의 기회로 보고 있다. 코쿤족의 증가에 대하여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지는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코쿤족의 증가로 인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통념이 무너졌고, 이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편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외롭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집단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가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섣불리 눈앞의 문제만을 보고 사회적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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