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정국이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군인들의 봉기를 촉구하는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국회의장을 ‘쿠데타’ 세력이라며 비난했다.
CNN과 AP통신 등은 2일 베네수엘라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와 친정부 집회가 열리고 이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등 혼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마두로 정권을 비난하는 과이도 국회의장의 지지자들은 수도 카라카스 중산층 거주 지역에 모여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외신 카메라에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 장갑차가 시위대에 돌진하고, 그들을 깔아뭉개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과이도 의장은 소셜미디어에 3분 가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은 군대의 지지를 잃었다”며 “군대가 베네수엘라 시민의 편이 됐다”고 주장했다. 과이도 의장이 군사 봉기를 선언한 것. 동영상에서 과이도 의장은 무장병력과 장갑차 등을 뒤에 보이며 자신이 군인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과 여당 대표 카베요는 베네수엘라 군은 여전히 대통령의 편에 서있다고 주장했다. 카베요 대표는 군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의 쿠데타 시도는 실패했다”며 “일부 군 반역자의 소규모 쿠데타는 진압 중”이라며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사태가 국제적 외교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위해 함께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쿠바에 대해 “쿠바군이 베네수엘라에서 군사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강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군사작전이 필요하면 미국은 그것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CNN에 외교부 성명을 보내 “미국이 베네수엘라 군대를 와해하기 위해 가짜 뉴스를 퍼트린다”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불안정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미국의 간섭과 위협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과연 어떻게 막을 내릴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