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허가 3대 품목 중 하나···WTO 제소 염두에 둔 제스처 일수도
정부 ‘한 건 허가가 났다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냉소적 반응
일본 업체 7월 불화수소 대한 수출량 80% 이상 감소해 타격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고순도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지난 29일 확인됐다.
그동안 수출이 제한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대 품목 가운데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수출은 일본이 두 차례 허가했지만, 불화수소는 처음이다.
수출 허가 신청은 일본이 수출 규제에 들어간 지난달 4일 전후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수출 물량과 순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불화수소를 수입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필수 소재이다.
일본 정부가 규제 품목에 대한 수출 허가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하는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허가를 개별 허가로 변경했다. 이후 이달 7일 포토레지스트 수출 1건을 허가했고, 19일에 추가로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승인했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에 대한 수출허가를 내주면서 최장 90일의 개별 허가 심사 대상인 3대 품목 가운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만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느냐는 질의에 “우리는 그런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개별 회사에 관련된 정보를 우리가 공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없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다는 정보가 사실인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 허가 배경으로는 크게 2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자국의 불화수소 생산 업체들의 실적 악화 우려를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지난 7월 한 달 동안 한국에 수출한 고순도 불화수소 물량은 한 달 전보다 80% 넘게 줄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고순도 불화수소의 지난달 한국 수출량은 479톤으로, 6월보다 83.7% 급감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수출 허가는 우리나라가 준비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경제 보복 조치가 아니며 WTO 규정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명분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 또 불화수소를 한 건 허가해줬다고 해서 일희일비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한국 정부 입장은 수출 규제를 무조건 철회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의 수출 통제가 WTO 정신을 위반한 부당한 조치인 만큼 전면 철회를 위해 WTO 제소를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 ‘한 건 허가가 났다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냉소적 반응
일본 업체 7월 불화수소 대한 수출량 80% 이상 감소해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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