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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동현(33, 부산진구)씨는 하루 내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일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필요한 것을 제때 살 수 있는 시간이 없는 지경. 재정도 여유롭지 못한 편이기 때문에 김 씨에게는 보통 제품의 가격대가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최근에 알게 된 ‘세포마켓‘으로 인해 웃음꽃을 보였다.
세포마켓은 1인마켓과 같은 말로 SNS(소셜 네트워크)와 블로그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혼자 상품을 광고하고 판매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신조어이다. 김 씨는 “우연히 친구를 통해 세포마켓을 알게 되어 이용했는데 너무 간편하다. 시간을 따로 내서 물건을 구매하러 가지 않아도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시간에 배송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서 만족스럽다. 나도 한번 상품을 팔아 볼까도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최근 세포마켓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하며 세포마켓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포마켓의 이름은 SNS를 기반으로 1인 마켓이 늘어나면서 마치 유통시장이 세포처럼 분할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소비자와 판매자의 경계가 모호하고 판매와 소비의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마켓’으로 검색해도 게시물 160만 건에 달할 정도로 세포마켓은 유통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실제 1인마켓을 운영 중인 이혜미(37, 용호동)씨는 “손재주가 많은 편이라 뭘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취미로 만든 것들을 SNS계정에 올렸는데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육아용품을 많이 올리는 편이다. 같은 엄마들끼리 소통하면서 판매하니 더욱 잘 팔리는 것 같다. 본업이 따로 있지만 심심함을 달랠 용돈벌이로 이용하기 딱 좋아 꾸준히 하는 중”고 말했다.
1인 미디어의 발전에 이어 자연스럽게 유튜브 속에서도 세포마켓 열풍이 일어났다. 유튜브 속크리에이터들은 상품을 직접 설명하거나 브이로그 형식(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함)을 이용해 상품의 간접광고 효과를 나타낸다.
대학생 송수빈(25, 용호동)씨는 “세포마켓은 홈페이지를 따로 제작하지 않아도 되고, 제품을 따로 세세하게 등록하지 않는 간편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투자비용에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며 “누구에게나 작은 비용으로 SNS를 통해 시작과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세포마켓의 재미이고 묘미”라고 말했다.
세포마켓이 급격히 성장한 만큼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세포마켓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중 SNS 마켓 피해 소비자 상담은 총 498건으로 2017년 상반기 대비 18%p 증가한 수치다. 피해 사례로는 교환·환불, 폐쇄 및 연락두절, 제품 불량·하자, 배송지연 등이 있다. 또한,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고 메신저나 비밀댓글을 통해 거래하여 일부러 의사소통을 제한해 분쟁을 피하려는 경우도 많다.
1인 마켓의 문제점과 관련해 국회에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으나 1인 마켓의
주체인 셀슈머(사는 사람+파는 사람을 합친 신조어)의 존재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어떠한 법과 제도를 소비자에게 적용해야 할지,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