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TV 어린이 프로그램 ‘나체 몸 교육’과 성교육 도서 화제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덴마크의 성교육이 한국 아이에겐 선정적
한국은 여전히 성교육을 부끄러워하는 분위기 팽배, 변화가 필요
지난달 18일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덴마크의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울트라 스트립스 다운(Ultra Strips Down)’에서 진행된 ‘나체 몸 교육‘이 화제다. 프로그램은 5명의 어른이 나체로 무대에 오르면 11세부터 13세 사이로 구성된 방청객 어린이들이 이를 보고 몸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몸 긍정주의’를 격려하기 위한 교육적 도구”로 제작된 콘텐츠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어린이들은 다양한 모습의 몸을 직접 접하며 “당신의 중요 부위에 만족하나요?”, “언제부터 몸에서 털이 나기 시작했나요?” 등의 질문을 던졌다. 방청객으로 참여한 어린이들은 질문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의 궁금증을 해결했다. 하지만 일부 덴마크인은 프로그램의 방식이 극단적이라며 어린이들에게 너무 이른 교육이라고 비판했다.
덴마크의 성교육 방식은 사실적이고 직접적이다. 숨기지 않고 직접 드러내며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해 현실을 보여준다. 얼마 전 한국에선 여성가족부가 초등학교에 시범 배포한 덴마크의 성교육 도서가 선정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여 전량 회수됐다. 해당 도서는 50년 전 덴마크에서 출간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는 과정부터 아기가 태어나기까지 내용을 해부학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사실적인 묘사와 그림을 포함하고 있어 어린이들이 보기엔 선정적이라는 말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덴마크의 성교육 도서처럼 사실적으로 표현한 책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성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이른 나이에 성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할까 우려한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어린이들의 성교육을 위해 사용되는 책이다.
외국의 성교육과 비교하면 유독 한국은 성에 대해 보수적이며 부끄러워한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부모님께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질문에 어른들은 “엄마랑 아빠가 서로 사랑하면 생겨” 등의 두루뭉술한 말을 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런 답변은 아이가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데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준다. 성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통해 성 지식을 배운다. 인터넷 속의 성에 대한 정보는 왜곡된 부분이 많고 올바르지 못하다. 부모를 통한 성교육이 아닌, 인터넷 매체를 통해 성을 배운다면 올바르지 못한 정보를 사실로 인지하고 잘못된 성 인식을 갖고 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성교육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중, 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성교육도 역시 두루뭉술하다. 남성과 여성의 성기 구조 그림을 보여주거나, 성희롱, 성폭력의 사례, 생리, 피임 등에 대해 수박 겉핥기로 배운다. 성관계할 때 피임을 해야 한다고 가르쳐주면서 정작 피임하는 법은 가르쳐 주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며 꼭 알아야 하는 성 지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성교육 수업을 들었음에도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여전히 잘못된 성 지식을 갖는다. 또 성교육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성에 대한 정보는 사람이 살아가며 꼭 알아야 하는 지식이다. 이 모든 것이 한국 성교육의 문제다.
한국의 성교육은 여전히 정체기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선 유아 시절부터 체계적인 성교육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해 배우면 아이들이 일찍 성에 눈을 뜰까 걱정한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성 지식을 얻고 배워야 올바른 가치관이 생긴다. 성에 대한 지식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성을 올바르게 알기 위해 한국은 성교육을 쉬쉬하고 숨기는 분위기부터 변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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