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유교 전통문화를 보존해온 성균관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의 차례상 표준안에 따르면 간소화한 추석 차례상의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적·炙),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다. 여기에 조금 더 올린다면 육류, 생선, 떡을 놓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성균관 측은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된다”며 음식 가짓수는 최대 9개면 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위원회는“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도 차례상에 올릴 필요가 없다. 이렇게 상차림을 하는 것도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그간 차례상을 바르게 차리는 예법처럼 여겨왔던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밤·배·감)'는 예법 관련 옛 문헌에는 없는 표현으로, 상을 차릴 때 음식을 편하게 놓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간소화된 차례상 표준안은 큰 집인 우리 집의 입장에서 참 반가운 소식이었다. 큰 집이라는 이유로 명절마다 차례 상차림을 준비해야 했고 매번 준비하는 것이 금전적으로나 육체적, 시간적으로도 부담이 컸다. 또한 명절 음식은 가족들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열심히 만들어도 남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효율적이지 못했다. 그렇지만 올 추석에는 성균관의 차례상 표준안 덕분에 훨씬 더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들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왜 진작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지 않았을까라는 점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됨에 발맞춰 조금 더 일찍 명절 문화를 개선해나가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면 지금까지 차례상을 준비하셨던 많은 분들이 고생을 덜 하셨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마음으로 조상님들께 감사하며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형식과 잘못된 예법들로 누군가에게는 명절이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면 그게 과연 맞는 것일까? 앞으로 명절 문화가 변화되었으면 좋겠고 매번 명절 때마다 나오는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기를 바란다. 또 제사상도 간소화 해 부담을 덜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