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비싼 등록금과 함께 계속해서 치솟고 있는 물가로 인해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기본 5천 원 대를 넘나드는 식비로 인해 밥을 굶는가 하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전자제품을 가지지 못해 소외받거나, 혹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휴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대학생들의 유일한 보금자리마저 가격이 치솟아 학생들이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경성대 학생 이 모(26·남)씨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값이 싼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하는 것이 일상이다. 가끔 컵라면도 살 돈이 아까워서 굶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자 배의 통증이 왔고, 결국 병원을 찾아가 약값과 진료비로 더 많은 생활비가 지출되는 상황까지 가버렸다.
이씨는 “요즘 식비가 얼마나 비싼지, 기본 5천 원이 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학생들이 바쁜 시간 쪼개 한 시간 아르바이트해서 버는 돈보다 비싸니, 무서워서 어디 편히 사 먹을 수가 있느냐”고 한숨 쉬며 말했다.
이렇게 건강한 체력으로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야 하는 대학생들이 비싼 밥값으로 굶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좋지 못한 생활이 연속되다 보면 몸이 상하게 된다. 그러나 빈곤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은 어디가 아파도 비싼 약값과 진료비로 맘 놓고 병원을 찾지도 못하고 있다.
경성대 학생 김지혜(22·여) 씨는 “진료비나 약값이 웬만큼 비싸야죠. 어디가 아파도 병원을 찾기가 두려워서 참다가 더 큰 병이 생길까 봐 무서워요.”라고 했다.
특히 대학생들은 잦은 술자리로 많은 생활비가 지출된다. 한 번 술자리를 가면 2~3만 원이 지출되는 것이 보통이다. 부경대 학생 유동화(23·여) 씨는 “마트에서 사오면 1~2천 원도 안 하는 두부와 집에서 그냥 먹을 수 있는 김치가 술집에 가면 안주로 7천 원이 넘는다. 이런데 학생들이 가난해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겠느냐”고 했다.
대학생들이 받는 빈곤 스트레스는 음식과 관련된 식비뿐만이 아니다.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은 노트북, 태블릿 피시,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여건이 부족해 이러한 제품을 가지지 못한 학생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경성대 학생 김씨(21·남)는 “나는 아직 스마트폰이 아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가지고 있어서 소외감이 들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사지 못하고 있다”며, “기계값은 어떻게 하더라도, 한 달마다 내야 하는 요금이 6만 원이 기본인데 나 같은 가난한 대학생이 어떻게 살 수 있느냐”고 했다.
또한, 대학생들이 공부하기 위해 휴학을 한다기보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기 위해 휴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경성대 학생 정씨(24·여)는 학비를 벌기 위해 공부와 병행하며 아르바이트에 시달리는 것이 힘들어 휴학을 두 차례나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2~3개씩 해낸 적도 있다. 이렇게 요즘 현실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몰고 있다.
게다가 가난한 대학생들의 ‘보금자리’였던 고시원마저 고개를 돌리고 있다. 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는 것이다.
부산대 학생 최씨(25·남)는 “고시원은 빈곤한 학생들의 거처였는데, 이제는 학교 주변에서 20만 원대 고시원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고시원은 싼값으로 가난한 대학생들의 안식처 역할을 해왔다. 결국, 기숙사 등을 확보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고시원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처지 임에도 그것마저 힘겨워 반지하를 찾는 학생들도 적잖다. 최씨(25·남)는 “요즘 대학가 월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며, “대학이 학생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숙사를 적극 확충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대학생들이 안타깝게도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까지 이르기도 한다. 교재를 살 돈이 없는 대학생이 한 서점에서 영어책을 훔친 사건이나, 한 대학생이 어머니의 병원비 때문에 절도를 저지른 사건 등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빈곤한 대학생들이 생활고로 인해 이러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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