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정책쇼핑몰’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홍보 페이지를 열어 공약을 널리 알리고 유권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와 비슷한 ‘문재인1번가’로 이름을 단 이 사이트는 18일 접속자가 많아 마비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실제 쇼핑몰 사이트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도시재생 뉴딜 주문 폭주, 최순실 없는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동구매. 유권자들은 상품을 구매하듯이 관심 공약을 선택하고 ‘즉시구매’ 버튼으로 관심을 표시할 수 있다. 또 구매후기를 통해 의견을 남길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유권자들이 구매한 정책을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에 배송한다는 말로 기발함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화로 정책 제안을 받기도 한다. 문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회 국민참여본부는 19일 '국민의원 모집 캠페인 1588-2017'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국민 누구나 국번 없이 '1588-2017'로 전화하면 “국민의 관심만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십시오. 어떤 의견이라도 좋습니다”라는 문 후보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필요한 정책을 짧은 문자로 보낼 수도 있다. 이후 유권자가 자신의 이름을 넣어 ‘인증서’를 신청하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직인이 찍힌 국민의원 인증서를 받아 볼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SNS로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17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게스트와 방송하고 셀카를 남기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18일에는 <‘안철수, 국민속으로!’ 페이스북 라이브 #2>라는 이름으로 천근아 교수와 함께 ‘신해철법’에 관한 방송을 진행했다.
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7일 출입 기자단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등장했다. 여기서 안 후보는 "이제 시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도 수고해 주셨는데, 앞으로 남은 3주 체력 관리 잘하세요. 아자아자 화이팅!"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지역 유세 현장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직접 자신의 자신을 찍어 이를 공유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울어진 여론조사 운동장에서 트럼프처럼 믿을 것은 SNS밖에 없습니다. 제가 저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는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라며 메시지 전달에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홍 후보는 오전 5시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일정을 알리고 점심, 저녁 일정 후 소감 등을 “홍준표를 찍어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킵니다”라는 마무리 말과 함께 어필하고 있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한 ‘한국의 트럼프’를 꿈꾸고 있다. 홍 후보가 대전 중앙시장에서 “미국 언론의 97%는 '반(反) 트럼프'였는데 트럼프는 그것을 트위터 하나로 극복해서 대통령이 됐다”며 “저희들도 참 어려운 환경이지만 한 번 대역전을 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일거수일투족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한다. 유 후보 측 이지현 대변인은 "실시간 중계를 위해 유 후보가 유세마다 마이크를 착용하고 나간다"고 설명했다. 또 유튜브를 통해 공약을 정리한 편집 영상을 올려 유권자가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18일에는 유승민 의원실에서 페이스북에 <유승민GO!>라는 이름의 글을 올렸다. 의원실은 “길거리, 편의점, 공원, 유적지 등등 전국 어디서든 유승민 후보를 발견하시면 여러분의 SNS에 #유승민GO 해시태그와 함께 올려주세요. 여러분이 올려주신 사진은 유승민 캠프 공식 SNS에 함께 공유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을 통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홍보에 나선 것이다.
심파라치 (심상정 홍보팀)(@simparazzi)님의 공유 게시물님,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홍보 수단 중 인스타그램 계정이 인기다. 심상정 후보 계정 이름은 심파라치. 심상정 캠프 홍보팀에서 운영하는 계정인데, 이들은 계정 소개글에 “본격 심상정 파파라치 계정입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찍겠습니다. "너 이 자식아 카메라 안치워?" 할 때까지 찍겠습니다. '국민 사이다'가 '심블리 요정'이 되는 그날까지 집요하게 따라붙겠습니다”라고 적어뒀다.
심 후보 인스타그램 계정은 팔로워 1만 4300여 명으로 문재인 후보의 6만여 명 다음으로 많은 팔로워수를 보이고 있다. 수포켓몬스터 캐릭터 ‘내루미’를 닮았다고 친근한 이미지를 홍보하는가 하면 적절한 이미지 선택과 유행어 해시태그를 이용해 ‘찰진 드립’을 쏟아내 유권자들이 선호하는 대선 후보 홍보 계정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대선후보들의 기발한 홍보에 유권자들도 감탄하고 있다. 직장인 김진영(29, 부산시 영도구) 씨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홍보를 보니 선거가 재미있다”며 “문재인 후보는 각종 홍보 전문가를 다 모셔왔는지 입이 쩍 벌어진다”고 말했다. 슈퍼마켓 점주 이창현(55,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안철수, 유승민 후보 페이스북은 알람을 켜놓고 알람 올 때마다 들어가서 보곤 한다”며 “공보물 말고도 후보를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놀라워했다. 대학생 백현희(24, 부산시 연제구) 씨는 “평소 인스타그램을 많이 하는데 심상정 후보 인스타그램 계정 너무 웃긴다”며 “홍준표 후보는 페북에서도 막말이더라”고 후보자들의 SNS를 본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