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직원식당서 직원들과 3000원 짜리 점심, 영부인은 관저 공사 현장에 간식 들고 방문 / 정인혜 기자
‘소통하는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가 연일 화제다. 문 대통령은 12일에는 청와대 직원식당에서 일반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직원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한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동인 여민관의 직원 식당을 찾아 청와대 기술직 공무원 9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수석은 “여민관에서 대통령이 직원과 오찬을 같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처음에 대통령과의 오찬에 참석하라는 얘기를 들은 공무원들이 장난 말이라 생각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직원들과 함께 줄을 서서 식권을 넣은 뒤, 먹을 음식을 직접 식판에 담았다. 이날 직원식당의 메뉴는 메밀국수와 새우볶음밥이었다. 가격은 직원식당 메뉴의 평소 가격인 3000원대였다. 문 대통령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직원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탈권위적 행보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일 점심에도 문 대통령은 셔츠 차림으로 참모진들과 함께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일반 회사원들의 점심 시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인터넷에서는 '취임 첫날부터 감동적'이라는 내용의 국민 반응이 페이스북, 트위터, 각종 커뮤니티에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새 안주인이 된 김정숙 여사도 소탈한 모습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도배 작업이 한창인 청와대 관저를 찾아 직원들에게 간식을 전달했다. 김 여사는 “이거 사 왔는데, 같이 나눠드십시다”라며 관저 직원들에게 도배 등 최소한의 공사만 부탁했다. 그의 살뜰한 모습에 국민들은 ‘친절한 정숙씨’라는 별명을 추가했다. 김 여사는 대선 기간 보여준 활발한 모습으로 ‘유쾌한 정숙씨’라고 불린 바 있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이 분위기가 이어지길 바란다는 반응이다. 정정주(56, 부산시 중구) 씨는 “권위가 있는 사람이 권위를 내려놓기가 쉽지 않은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서도 문 대통령의 평소 철학이 보이는 것 같다”며 “이런 대통령을 바랐는데, 정말 보기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주민(26, 부산시 연제구) 씨는 “살다 살다 대통령 때문에 청와대 공무원들이 부럽긴 처음”이라며 “퇴임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연출된 모습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더러 눈에 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연출이라 해도 상관없다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임기 내내 불통 논란을 빚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할 때, 이유가 어찌 됐건 소통하는 대통령은 반갑다는 의견을 보내고 있다. 누리꾼 rbkl** 씨는 “저게 보여주기식일지언정 보여주기도 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는 백 배 천 배 낫다”며 “가식이라도 그게 꾸준하면 그것이 인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