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동 산복도로에 '유치환의 우체통'이 개설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시 동구청은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청마 유치환 시인을 기념하는 180m² 넓이에 지상 2층 규모 '유치환의 우체통' 완공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동구청은 유치환 시인을 기리는 '시인의 길'을 조성한데 이어 이번에 '유치환의 우체통'을 개설함으로써 최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가속도를 붙였다.
산복도로 한 눈에 조망하는 안내센터와 유치환 시인의 기념관을 겸하는 이 건축물은 1층에 야외공연장인 '커뮤니티 마당'이 마련되어있으며 2층은 '시인의 방'이라는 전시실이 들어섰다.
'시인의 방'은 유치환 시인 관련 자료 전시, 영상물 상영, 편지쓰기, 소규모 강연 등을 열 수 있게 설계되었으며 길가던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마지막으로 3층 옥상에는 북항을 정면에서 조망할 수 있는 '하늘 전망대'와 함께 '느린 우체통'이 설치됐다. 이곳에 우편물을 넣으면 1년 뒤 수취인에게 배달된다.
동구는 '유치환의 우체통'을 청마 음악회, 청마 영화제, 미술교실, 어르신 자서전 쓰기, 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공연과 교육을 통해 지역주민의 문화활동 및 소통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 외 '시인의 방'에서는 '유치환의 우체통' 첫 전시회가 열렸다.
유치환 시인이 직접 지은 시와 그와 인연이 깊은 김봉진 화백의 작품이 어우러진 이번 전시회는 지나가던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봉진 화백은 지난 1948년 유치환 선생을 통해 통영여고 미술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내딛은 후 40년 간 교직생활을 거친 교육자 이력이 있다.
이번 전시회는 첫 전시회를 고심하던 동구청이 동시대를 살았던 문학과 미술 두 거장이 전하고자 했던 의미와 자연을 소재로 한 순수한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보여준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청마 선생이 동구에서 교직생활을 하신데다 이곳에서 운명을 달리 하셨기 때문에 그의 문학적 업적과 예술성을 기리고자 했다"며 "앞으로 이곳은 산복도로 문화를 대변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