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에도 아르바이트로 스펙 쌓기 바빠...국내 취업난 속 탈출구 찾기 부심 / 김예지 기자
청년 취업이 어려워지자 한국을 떠나려는 청년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 어렵게 스펙을 쌓기보다는 아예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김모(25, 부산시 남구) 씨는 개학과 동시에 유학·이민 사이트에 가입했다. 그는 학교에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이력서를 채울 자격증이나 공모전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김 씨는 “한국에서 신입사원으로 취직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졸업 후에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며 스펙을 쌓느니 차라리 해외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취업 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478명을 대상으로 ‘해외 취업 의향’을 주제로 설문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78.5%가 해외 취업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들이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취업난이 너무 심각해서’(46.9%)였다. 실제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는 36.2%로 집계됐다.
졸업 전 미리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거나, 아예 대학을 외국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곽은진(23, 부산시 연제구) 씨는 졸업 한 학기를 남겨두고 곧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간다. 곽 씨는 왕복이 아닌, 편도로 티켓을 끊었다. 그는 “캐나다가 좋으면 더 있을 계획”이라며, “취업을 위해선 영어가 필수인데 현지 영어도 배우고, 다양한 문화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21세 때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온 김보경(25) 씨는 현재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그는 “애들레이드에 한국인이 많지 않고,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부모님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아도 내가 벌어서 생활하는 게 가능하다”며 “전공 후 간호사로서 호주에서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행'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한 네티즌은 "월 40~50만 원만 낮추면 취업자리 천지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왜 오느냐?"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에서의 배달, 용접은 3D 업종이라고 외면하면서 외국에서 하는 배달, 용접은 황금으로 보이냐?"고 반문했다.
취업준비생 자녀를 둔 이정희(50) 씨는 청년층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일을 하면서, 더 힘들고, 월급도 적은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나가는 건 자연스럽다"며 "좋은 일자리들이 한국에 많다면 누가 머나먼 타국으로 가겠느냐"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전국 평균 청년실업률은 10.4%로 집계돼 100명 중 10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대구가 12.6%로 청년실업률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