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실버타운, 라구나 우즈(Laguna Woods) 빌리지의 일꾼이 되다...자치회 이사로 삶의 질 조사, 실버타운 운영에 참여함
미주리대 명예교수 장원호 박사
승인 2017.10.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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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삶의 뜻을 생각하는 은퇴인] / 장원호 박사
미국 최고의 은퇴 타운 '라구나 우즈 빌리지'는 모두 1만 2736세대가 살고 있습니다. 빌리지 설립 때부터 운영되고 있는 빌리지 주택 자치회는 미국 주택연합회 중에서 가장 조직이 크고, 그 운영체계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나는 2011년에 빌리지 제3구역 주민 자치회 이사로 출마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이사로 당선이 되고 나서 공약대로 조사를 실시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삶의 질 조사를 시행하는데 이런저런 문제들이 좀 있었지만, 나는 이 조사를 통해서 우리 지역 주민의 생각과 미래 희망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처음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이 조사는 라구나 우즈 빌리지 자치회의 '공통체 재생 위원회'가 주관했고, 내가 전체 조사 책임을 맡았으며, California State Fullerton University에서 박사 과정을 하면서 강사로 있는 정소림 교수와 제자인 서울 경희대학교 박종민 교수가 데이터 분석에 참여했습니다.
총 51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지에는 크게 3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첫째 부분은 우리 주민들의 인적사항을 묻는 질문들로 연령, 성별, 결혼 상태, 교육 수준, 수입, 거주 기간 등을 측정하는 것이고, 둘째 부분은 주민의 취미와 각종 프로그램 참여 상황을 묻는 질문들이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부분은 빌리지 운영을 맡고 있는 위탁 운영회사의 각종 서비스와 관리에 대한 주민의 선호도를 측정하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들 설문들은 재생위원회와 6개월 이상의 논의를 거쳐 결정됐습니다.
나는 제3구역 주민 자치회 주민의 반인 3502가정에 설문지를 보냈고, 이 중에서 1349개 가정으로부터 회신을 받았습니다. 이는 약 40%의 회답률로서 표본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주민의 96.7%가 이곳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응답했으며, 76.8%가 이 지역의 관리 서비스에 만족했고, 90.2%는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좋으나 관리비는 관리비를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나는 3구역 자치회 이사로서 빌리지 행정과 관리를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조경 분과 위원장과 지역 재생 위원장을 1년간 맡아서 운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했습니다. 매월 수많은 회의에 참석하다 보니, 매주 5일 치던 골프를 매주 1일 내지는 2일로 줄였습니다. 어느 주는 한 번도 못 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곳 빌리지의 행정을 책임지는 이사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라구나 우즈 빌리지에서 한인들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으며, 한인들을 눈여겨보는 미국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나는 이곳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 미국 용사들을 한인회가 나서서 초청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등 빌리지에서 한인의 위상을 높이는 데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한인들에게 각자 행동을 조심해서 이 공동체에서 존경 받는 민족으로 인식되도록 노력하자고 기회 있을 때마다 주장했습니다. 이곳에 함께 사는 우리 한인들이 서로를 아끼고 도와주며, 모두가 즐겁고 보람찬 은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