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쉽게 하기 위한 여성들의 욕구가 늘어나면서 산부인과 등에서 불법으로 다이어트 약을 처방해주어 그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부 김모(24) 씨는 158cm의 키에 53kg의 몸무게로 약간 통통한 느낌을 주는 지극히 정상적인 체격을 가졌다. 하지만 김 씨는 자신의 몸무게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인의 소개로 산부인과에서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아 먹게 되면 살이 빠진다는 소리에 얼른 산부인과로 갔다. 일주일 치 약을 처방받고 살이 빠지는 기분이 들자, 김 씨는 한 달 치를 미리 처방받아 장기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 씨는 현재 몸무게가 36kg으로 줄어 여윈 느낌을 줄 정도로 홀쭉해진데다 거식증에 시달리며 환각과 환청을 듣고 있다. 심지어 때때로 자해마저 일삼아 가족들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 그녀는 혼자서는 화장실도 제대로 갈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다.
부산 범일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최모(50) 씨 역시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면서 심각하게 근육이 줄어들어 자신의 집인 2층을 기어서 올라가야 할 정도이다. 최 씨 역시 온몸의 경련과 우울증, 그리고 대인기피증을 동시에 앓고 있다.
가족들은 마약성분이 있는 식욕억제제를 과하게 복용해 이같은 부작용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번에 1회 투약돼야 하는 약을 3회 투약 하도록 처방 받았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일부 마약성분이 포함 되어 있기 때문에 약을 끊기가 쉽지 않으며 약을 끊으면 극심한 불안감에 더 심한 부작용도 나타난다고 호소한다.
약을 먹어 살을 빼게 되면 운동을 해서 얻게 되는 탄력적인 몸매가 아닌 근력 또한 같이 빠지는 비정상적인 체중저하가 일어나면서 외모가 탄력성을 잃게 되어 대인기피증이나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원래 이러한 약들은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의 비만인을 위해 상황과 체질에 맞게 처방되는 것이지만 일부 산부인과에서 암암리에 처방해주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렇게 처방된 약은 보통 무력감과 우울감, 그리고 약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게 된다.
보통 식욕감퇴제, 변비약, 체지방분해, 탄수화물억제, 지방분해제가 한꺼번에 투여되기 때문에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부산시 진구 당감동 본의원 서영용 원장은 “일부 살 빼는 약에서 간수치를 평균보다 두세 배 이상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난다"면서 "식욕억제제의 경우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도 감소되는 효과를 불러일으켜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말린다. 서원장은 또 “대부분의 다이어트 약은 소화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위와 소장이 정상적인 역할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가장 조심해야할 다이어트 약의 부작용으로는 뇌신경 자극으로 인한 건망증 심화 및 불면증, 또는 계산능력, 암기능력 저하 등을 들었다.
이처럼 다이어트 약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지만 당국의 대책은 미온적이다.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다이어트 처방약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의도 받지 않아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다이어트 약품 열풍을 이용한 사기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약으로 체중 감량했다는 광고를 올리고 카톡 아이디로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이들은 국내에서 불법으로 지정된 갑상선 호르몬제나 마약류로 지정된 성분 등이 포함된 식욕감퇴제를 수입해 판매한다. 이뿐 아니라 식품의약안전처가 허가하지 않은 성분으로 직접 약을 불법으로 제조해 판매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병원에서 무분별하게 처방되는 식욕억제제로 내성이 생긴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는 건강하게 운동을 하면서 식이요법만으로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며 “약품이 오남용되어 건강을 해치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잃게 되는 것이다”라고 충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