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검찰에 재소환됐다. 구속영장 기각 9일만이다. 이날 전 전 수석은 검찰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KBS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4일 오후 2시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해 GS홈쇼핑 제3자 뇌물수수 등 추가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 2013년 전 전 수석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GS홈쇼핑의 소비자 피해보상 건수가 많다는 비판성 보도자료를 낸 뒤 회사 측과 만난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그 이후 전 전 수석이 국감에서 GS홈쇼핑 허태수 대표에 대한 국감 증인 신청을 취소하고, GS홈쇼핑은 그 대가로 전 전 수석이 회장으로 활동한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11월 28일 GS홈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지난 1일 허 대표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전 전 수석은 또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청한 e스포츠협회 관련 예산이 삭제되자 기획재정부에 20억 원을 증액하도록 압박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한 전 전 수석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관련 혐의에 대해 “난 모르는 일”이라며 완강하게 부인했다. 파이낸셜 뉴스에 따르면, 그는 취재진이 ‘GS홈쇼핑의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 여부'를 묻자 "모르는 일“이라며 ”저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GS홈쇼핑의 뇌물공여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검찰이 갖고 있는 의문과 오해에 대해 충분히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전 전 수석은 또 취재진이 ‘두 번 째 소환에 대한 심경’을 묻자, "저는 일찍이 e스포츠 분야에 대한 정부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 왔다“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이 이 분야에서 턱밑까지 쫓아와 정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종합적 판단에 따라 상식적으로 조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 전 수석은 지난 11월 20일에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후 22일 검찰은 롯데홈쇼핑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핵심으로 전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틀 뒤인 25일, 범행 관여 여부와 범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