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방영된 막장 드라마의 아성을 넘보는 새로운 강적이 등장했다. KBS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이야기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2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서태수(천호진 분)가 위암이 아니라 건강 염려증 때문에 ‘상상암’에 걸렸다는 내용이 그려졌다. 그간 서태수는 위암 증세를 보이며 힘들어했다. 위암 투병 생활을 했던 가족이 많은 터라 병원의 진단 없이도 위암을 확신한 서태수는 스스로 ‘시한부 인생’으로 규정해 가족들과 거리를 두며 삶을 정리하고 있었다. 건강이 악화돼 응급실에 실려간 이날에도 서태수는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런데 기막힌 반전이 나왔다. 서태수가 위암이 아니라는 것. 작중 의사는 “위암이 아니라 건강 염려증으로 인한 ‘상상암’”이라고 진단했다.
시청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시청자 게시판은 항의성 글로 도배됐고, 관련 기사도 수천 건이 쏟아졌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상상암’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시청률이 중요하다지만 이건 작가가 너무 무리수를 띄운 것 같다”며 “상상임신도 아니고 도대체 상상암이 무슨 소리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상 받은 배우가 민망하게 드라마 전개가 무슨 이따위냐”며 “대본에 있으니 하긴 하겠지만 연기자도 이런 건 정말 하기 싫겠다”고 혀를 찼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암세포도 생명인데’란 대사가 화제를 모은 이후 한국 드라마사에 획을 긋는 암 설정”, “몰입해서 보다가 빵 터졌다”, “상상임신은 들어봤어도 상상암은 처음 들어봤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논란이 커지자, 국립암센터도 설명에 나섰다. 국립암센터는 “상상암은 공식 질환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15일 국립암센터는 일간스포츠에 “‘상상암’은 공식 질환도 아니고 정식 용어도 없다. 나타나는 증상이 암과 유사할 때 암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상상’을 할 순 있다”며 “드라마 상의 단어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황금빛 내 인생>은 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닐슨 코리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시청률은 43.2%을 기록하며 종전 자체 최고 기록 42.8%를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