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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식점인데 상호는 두 개 '꼼수 마케팅' 논란...전화번호만 여러 개 둬 다른 업소인 양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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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식점인데 상호는 두 개 '꼼수 마케팅' 논란...전화번호만 여러 개 둬 다른 업소인 양 홍보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6.11 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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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전화 주문 악용한 속임수" 비난...업소 "마케팅 수단일 뿐" 반박 / 정인혜 기자
평소 배달음식을 즐겨 먹는 주부 이주현(38) 씨. 점심을 따로 준비하기 귀찮았던 어느 날, 이 씨는 배달 업체 책자에 소개된 한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 먹었다. 눅눅한 식감의 탕수육, 너무 싱거운 짜장면까지 이 씨는 해당 중국집 음식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들도 “짜파게티가 더 맛있다”고 불평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시점, 이 씨는 또다시 중식을 찾았다. 이전에 주문했던 중국집에서는 시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에 일부러 다른 중국집에 주문 전화를 넣었다. 하지만 결과는 이전과 똑같았다. 음식은 한 달 전 시켰던 중국집에서 온 음식과 같은 맛이었다. 그릇에 적힌 상호도 똑같았다. 한 가게에서 여러 상호와 전화번호로 영업하고 있었던 것. 이 씨는 “마케팅 능력을 칭찬해야 하는 건지, 상호 여러 개 뿌려놓고 영업할 줄은 몰랐다”며 “어쩐지 다들 이 동네 중국집은 다 맛이 없다고들 하더라. 다 똑같은 집에서 번호만 여러 개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거였다”고 불평했다.
서로 다른 식당인 줄 알고 주문했다가 알고 보면 한 식당인 ‘꼼수 마케팅’이 활개 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주로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보고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서로 다른 식당인 줄 알고 주문했다가 알고 보니 한 식당인 ‘꼼수 마케팅’이 활개 치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상호는 다르지만, 식당 주소는 같은 식이다. 한 사업체에서 여러 전화번호를 가지고 각각 다른 업체인 것처럼 광고한 뒤, 손님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 같은 꼼수는 비단 중국집에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냉면 전문점’이라고 광고한 곳이 알고 보면 ‘김밥 전문점’이라거나, ‘20년 전통 족발 가게’라고 광고한 곳이 알고 보면 ‘칼국수 식당’인 경우도 있다. 모두 한 사업자가 여러 상호와 전화번호를 가지고 영업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대학생 백진우(24, 부산시 사하구) 씨는 족발을 배달시켜 먹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백 씨는 “없는 자취생 살림에 족발이 너무 먹고 싶어서 나름 큰맘 먹고 시켰는데, 세상에 그렇게 냄새나는 족발은 처음이었다. 3만 5000원이나 주고 시켰는데 양도 형편없었다”며 “세상에서 제일 돈 아까운 배달 음식이었다”고 열을 올렸다. 배달 음식에 실망하는 경험은 잦지만, 백 씨가 이렇듯 분노하는 이유는 해당 업체가 ‘20년 전통 족발 가게’라고 광고했기 때문이다. 해당 족발집의 정체는 백 씨가 칼국수를 배달시키려다 탄로 났다. 휴대폰에 칼국수 전문점 번호를 누르자, ‘절대 시켜먹으면 안 됨’이라는 이름이 떴다. 백 씨는 앞서 족발집에 크게 실망한 뒤 족발집을 이렇게 저장했다. 백 씨는 “일주일 전에는 족발 전문점이었다가 이번에는 칼국수 전문점이다. 번호도 안 바꾸고 그렇게 광고하는 건 도대체 무슨 베짱인지 모르겠다”며 “너무 양심이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업체 측은 ‘마케팅 방법’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줄어드는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타개책이라는 것이다. 번호 두 개를 쓴다는 한 중국집 업주는 “요즘에는 다들 카드를 쓰니 카드 수수료에, 배달 앱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쪽으로 나가는 수수료, 임대료, 인건비도 줄줄이 오르는데 장사는 안된다. 뭐 어떡하겠느냐. 번호라도 여러 개 가지고 있어야 그나마 주문이 들어오지, 아니면 바로 문 닫아야 할 신세”라고 한탄했다. 소비자들은 ‘명백한 사기’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영업장을 처벌할 수 있도록 아예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주부 이주현(38) 씨는 “번호만 다르게 해서 장사하는 게 소비자 기만행위가 아니면 도대체 뭐냐”며 “한 영업장에서 상호 두 개 이상 못 내도록 단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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