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수영부, 초등학생 대상으로 생존 수영 교육 인기...119 안전체험관도 '북적' / 신예진 기자
지난 28일 오후 1시 께, 전남 광양시 진상면의 한 계곡에서 고교생 A(17) 군이 물에 빠졌다. A 군은 다른 피서객들에 의해 구조됐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학교 친구 6명과 함께 물놀이하다 변을 당한 것.
지난 22일에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B(19) 군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50여 분 만에 B 군을 구해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B 군의 친구들은 “계곡에서 한참 물놀이를 하다 밖으로 나가려고 보니 B 군이 보이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5년간 물놀이 사고로 사망한 국민은 총 169명이다. 이 가운데 30%가 넘는 피해자가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다. 물에 빠졌을 때 갑작스런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허우적대다 3분 안팎인 골든타임을 버티지 못하기 때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생존 수영’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생존 수영은 물에서 안전도구 없이 표류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다. 구조가 이뤄질 때까지 물에 떠 버틸 수 있도록 돕는다.
경성대학교는 지난 26일 인근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 교육을 실시했다. 경성대가 생존 수영 수업 공지를 내걸자마자 지원자가 물밀 듯 쏟아졌다. 신청은 공지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됐다. 결국 경성대는 추가 인원을 접수했다.
경성대의 이같은 교육은 경성대 수영부(감독 김수봉) 학생선수 11명의 재능기부 봉사활동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생존 수영 교육은 초등학생이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수준을 조절했다. 물에 적응하기부터 호흡법, 구명조끼 사용법, 비상시 근처 부력이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단계적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에 아이를 보낸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 수영 수업보다 교육의 질이나 활용도 면에서 훨씬 나았다”며 “이런 교육은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아이를 참여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119 안전 체험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지난 2017년 전국 최초로 물놀이 안전 체험장 내에 생존 수영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전북 119 안전 체험관을 거쳐 간 이들은 2018년 들어 16만여 명에 이른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물에 안전하게 떠 있는 생존 수영법은 물론 선박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및 탈출 방법,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익수자를 구조하는 방법까지 폭넓은 교육을 받는다. 계곡에서 물이 갑작스럽게 불어났을 때 대처하는 급류사고 체험까지 이뤄진다.
학부모 이연희(48) 씨는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걱정돼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해 동네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며 “호흡 연습, 잎새뜨기 등 다양한 교육을 거치고 나니 이제는 아이 혼자 물에 누워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기회가 된다면 매년 아이를 교육에 참가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생존수영은 일반 수영과 달리 기술만 습득하면 누구나 가능하다. 생존 수영 교육내용은 구명조끼를 입었을 때 필요한 배영,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을 때 필요한 ‘잎새뜨기’ 기술로 나뉜다. 잎새뜨기 기술은 몸에 힘을 빼고 물 위에 대(大)자 상태로 누워있는 것을 말한다. 이 때 숨을 최대한 들이마셔 폐에 공기가 들어차게 해야 부력으로 몸이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