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오전 9시,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반여종합사회복지관 로비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했다. 언뜻 보기에도 30명은 훌쩍 넘는 인원. 연령대도 4세 어린이부터 50대 어른들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푸르덴셜 생명 직원들의 자원봉사날인 ‘IVD(International Volunteer Day’를 맞아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하러 온 푸르덴셜 생명 직원과 가족들.
글로벌 생명보험회사인 푸르덴셜은 IVD 날이 오면 전 세계 푸르덴셜 생명 직원들이 매년 다함께 봉사활동을 한다. IVD 활동은 이 회사 직원뿐 만 아니라 직원들의 가족, 지인, 고객들까지도 참여가 가능하다. 푸르덴셜 생명 미래지점 대표 사회공헌위원을 맡고 있는 조상일(39) 씨는 “많은 분들이 함께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봉사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느끼기 위해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IVD는 직원들이 스스로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직원들은 주로 주위의 자원봉사단체 또는 복지관을 통해 봉사가 필요한 곳을 파악해 그 중에 한 곳을 선택한다. 이날 조 씨는 “많은 인원이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지금 반여복지관에 꼭 필요한 봉사라 해서 복지관 벽화그리기를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비에 모인 직원과 가족들은 사회복지관 건물 4층으로 이동했다. 4층에서는 봉사활동과 관련된 간단한 교육이 진행됐다.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오늘 주요 활동은 색이 바랜 기존의 벽화를 각자 원하는 색으로 덧칠하는 것”이라며 “그 밖에 새로운 그림을 자유롭게 그려도 좋다”고 말했다.
교육을 마친 직원 및 가족들은 사회복지관 옥상으로 이동했다. 옥상 벽을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누고 인원을 1팀, 2팀, 3팀으로 나눈 뒤 한 팀당 구역 하나를 맡아 벽화를 그리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색의 페인트를 직접 고르고 배합해 색을 칠해 나갔다. 이들은 앞선 오래되고 햇빛에 바래 희미해진 벽화를 선명하게 덧칠하기도 했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김진혁(33, 부산 금정구) 씨는 “다른 봉사활동도 많이 해봤지만 그림 그리는 건 어른이 되고는 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새롭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직원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도 참여한 만큼 연령대가 다양했다. 벽화 그리기가 비교적 쉬운 활동이라는 점에서 어린 아이들도 봉사활동에 많이 참여했다. 미대 출신인 직원의 가족이 어린이가 자유롭게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마무리 작업을 해서 새로운 그림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한재민(15, 부산 동래구) 군은 “그림을 원래 못 그리는데 이런 식으로 참여하니까 재밌다”며 “봉사활동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즐기면서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벽화그리기 활동은 점심 식사 시간을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다. 점심식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사용한 붓을 씻어 말리고 쓰레기를 한 데 모아 분리수거 하는 등 뒷정리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활동이 끝나고 둘러본 사회복지관 옥상의 모습은 이전과 달리 화사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전병근(34, 부산 진구) 씨는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에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혼자가 아니라 함께 그렸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이번 ‘IVD 벽화그리기 활동’은 보험회사 직원 및 가족들에게 봉사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갖도록 한 의미있는 활동이었다. 김진혁 씨는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남을 도울 수 있는 것만으로 뜻깊은 하루였고 이번 활동을 통해서 봉사를 어려운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반여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벽화그리기라는 게 자유롭다보니 직원과 가족들이 그림을 그리다가도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며 많이 물어보셨는데 다들 너무 잘해주셨다”며 “도움이 많이 됐고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좋은 일로 만나 뵙고 싶다”고 말했다.
IVD는 2016년까지는 매년 10월 첫째 주 토요일에 진행됐으나 2017년부터 변경돼 연중상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