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행방이 7일째 묘연하다. 풀리지 않는 실마리에 경찰과 해경은 수색 인원과 범위를 대폭 늘려 대대적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까지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7월 31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해양경찰서는 수색을 위해 육상 150명 등 총 241명을 동원했다. 지난 30일에는 70명이 투입된 바 있다. 또, 항공 수색을 위해 경찰과 해경 헬기 2대, 드론 1대도 동원됐다. 바다에서는 해경 경비정 4척을 띄워 샅샅이 바다를 뒤지고 있다. 수색범위도 세화포구의 실종 지점에서 하도리, 성산 해안까지 넓혔다.
경찰 관계자는 "만조시 포구 내에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간조가 되면 물이 빠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해류가 동쪽으로 흐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해상 수색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종된 최모(38, 경기 안산시) 씨는 지난 10일부터 구좌읍 세화포구 인근 캠핑카에서 남편과 어린 아들, 딸과 캠핑을 해왔다. 최 씨는 지난 25일 저녁 남편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은 후 캠핑카로 들어왔다.
최 씨는 이날 밤 다시 외출했다. 밤 11시 5분께 캠핑카 근처 한 편의점에서 술과 음료 등을 구매했다. 최 씨는 편의점에서 나온 뒤 8분 정도가 흐른 밤 11시 13분께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어 38분에도 휴대전화로 언니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최 씨는 그 이후 자취를 감췄다.
최 씨의 남편은 당시 자고 있었다. 그러나 26일 새벽 0시 10분께 일어나 자정이 넘은 시간임에도 아내가 보이지 않자 최 씨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 씨의 남편은 이날 오후 3시 21분 쯤 최 씨의 언니를 통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최 씨의 실종 시점을 최 씨가 언니에게 전화를 건 25일 밤 11시 38분에서 남편이 최 씨의 실종사실을 인지한 0시 10분 사이로 보고 있다. 즉, 최 씨의 실종 실마리는 그 30분에 달린 셈이다.
경찰은 실종 수사 처음부터 실족 등 최 씨가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 씨가 혼자 술을 마시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당 구역 담당 환경미화원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방파제 월파 방지턱 위에서 최 씨가 편의점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치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당시 10개들이 종이컵 중에서 1개가 없었으며 9개는 그대로 있었고 소주병은 거의 비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26일 세화포구 내에서 최 씨의 휴대전화, 신용카드, 슬리퍼 한쪽을 발견했다. 이어 30일에도 최 씨가 실종된 세화황에서 동쪽으로 2.7㎞ 가량 떨어진 하도 인근 해상에서 최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슬리퍼 한 쪽도 찾았다.
그러나 전문가와 주민들은 만약 최 씨가 바다에 빠졌다면 시신이 물 위로 떠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현욱 제주대 교수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사람이 물에 빠져 숨지면 장기에 부패 세균이 작용해 가스가 차올라 부양력이 생긴다“며 ”여름이면 하루나 이틀이면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물에 빠져 숨졌을 경우 수일이 지나도 시신이 떠오르지 않는 점에 대해 의문스럽다는 여론이 있다”며 “최종 행적과 가까운 곳부터 차례로 수색하면서 범위를 넓혀가고 있고 수색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와 남편이 자주 다퉜다는 주장도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다. 한 언론사는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최 씨와 남편이 서로 다투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보도했다. 한 주민은 “왜 그런지는 몰라도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반면, 최 씨의 아버지는 "딸과 사위가 제주에 캠핑을 와서 많이 싸웠다는 주변 얘기가 있는데, 사위는 그런 적이 없다고만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청소년과 파트에서 수색 활동을, 형사 파트에서는 범죄 가능성 수사를 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며 “주변 CCTV와 현장주변 차량 등의 범위도 보다 넓혀 범죄 연루 부분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