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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컵, 빨대 사용금지법 발효 후 카페 어떻게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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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컵, 빨대 사용금지법 발효 후 카페 어떻게 변했을까?
  • 취재기자 김강산
  • 승인 2018.09.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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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컵 보편화, 일부 유명 키피숍에선 종이 스트로우 개발 보급 / 김강산 기자
환경부는 지난 8월 1일 개정된 자원재활용법을 발효시켰다. 2027년까지 폐기물 발생량을 GDP 대비 20% 감축하고, 대체가능한 일회용품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 10년 내 완전 퇴출한다는 것이 주요 목표다. 그 중 정부가 가장 강조한 것은 ‘플라스틱’ 컵과 빨대의 무분별한 사용금지다. 새로운 법률이 시행된 지 두 달. 해당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카페 업계다. 음료를 담는 컵에서부터 마시는 빨대까지, 플라스틱 없이는 도저히 영업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카페는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카페에 보편화한 머그컵이다. 기존에는 매장에서 뜨거운 음료를 마실 때를 제외하면 모든 음료는 플라스틱 컵에 제공됐지만, 법률 발효 후에는 어떤 음료를 주문하든 매장 내에서는 머그컵을 이용하게 바뀌었다. 시민들은 초기에는 바뀐 서비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왜 음료를 여기에 담아주느냐”고 불평했지만, 익숙해지니 큰 불편이 없다며 적응하는 분위기다. 평소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이지현(25,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처음 머그컵에 음료를 받았을 때는 뭔가 생소하고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막상 이용해보니 플라스틱 컵과의 차이도 없고 내가 환경보호에 작은 보탬을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들도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산 해운대에서 A 대형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플라스틱 컵의 소비량이 기존 대비 20% 정도로 급감했다. 기존에는 컵 소비량이 엄청나서 수천 잔의 재고가 있음에도 추가적으로 플라스틱 컵을 주문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카페의 경우에는 줄어든 쓰레기가 가장 크게 체감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부산 남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지현(34, 부산시 남구) 씨는 “매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90%가 플라스틱 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매장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꼼꼼하게 분리수거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 엔젤리너스에 도입된 종이 빨대와 드링킹 리드(사진: 취재기자 김강산).
스타벅스와 엔젤리너스에 도입된 종이 빨대와 드링킹 리드(사진: 취재기자 김강산).
변화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컵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도 마련되는 중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앞 다퉈 기술을 개발 중인데,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스타벅스 코리아다. 스타벅스는 일부 매장에서 종이 빨대를 도입해 시범적으로 적용 중이고,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에는 모든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브랜드인 엔젤리너스는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드링킹 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빠른 시일 내에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할 계획이다. 카페에서의 플라스틱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이런 변화를 크게 체감하는 다른 직종도 있다. 부산시 중구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김종식(56, 부산시 남구) 씨는 “예전에는 여름철만 되면 길거리에 일회용컵 쓰레기가 넘쳐났는데, 지금은 찾기 힘들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부산시 전체를 봐도 그 변화는 눈에 띌 정도다. 부산 전역에서 일회용 컵을 수거하는 동신제지 노응범 대표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규제 이후 우리 회사의 플라스틱 컵의 수거량이 80% 이상 줄었다. 규제 이전에는 하루 평균 1.8t을 수거했지만 최근에는 0.3t에 불과한 수준이다. 영남권 전체로 비교해도 규제 전 하루 약 3t에서 현재 0.6t으로 급감했다. 매출은 감소했으나 환경을 위해선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카페업체의 고민이 숨어있다. 텀블러에 개인의 음료를 가져와서 마치 구매한 음료인 양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 음료가 제공되는 머그컵을 반납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 들고 가는 사람도 생겨났다. 부산시 사하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석현(34, 부산시 동구) 씨는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도 많다. 머그컵의 분실 문제도 그렇고, 사라진 플라스틱 컵만큼 늘어난 머그컵을 세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커 설거지만 하는 알바생을 둘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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