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생활용품 업체의 상표를 도용해 가짜 표백제를 생산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가짜 표백제는 약 3년간 유통된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31일 상표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세제 제조업체 대표 안모(51) 씨 등 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유명 표백제 브랜드 ‘옥시크린’이 붙은 가짜 표백제를 만들었다. 시작은 경영이 어려워진 회사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대표 안 씨는 친분이 있던 유통업체 이사 배모(51) 씨에게 위조된 포장지를 납품 받아 가짜 표백제를 제조했다.
안 씨의 공장에서 제조된 가짜 표백제는 배 씨의 손끝에서 움직였다. 배 씨는 우선 포장업체 직원 이모(63) 씨에게 옥시크린 브랜드가 붙은 포장 박스 제작을 의뢰했다. 배 씨는 안 씨에게 해당 박스를 팔아 넘겼다. 이렇게 완성된 가짜 세제의 유통 역시 배 씨의 지시 아래 진행됐다. 경찰은 현재 배 씨가 주요 피의자로 보고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가짜 표백제는 1만 2550여 개로 약 3억 7730만 원 상당이다. 지난 3년간 인터넷 쇼핑몰, 시중 마트 등에서 판매됐다. 정품은 보통 1kg 한 개의 정가가 6250원이다. 그러나 가품은 1kg짜리 5개를 2만 5000원에서 2만 6000원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짜 표백제가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옥시 본사는 검찰에 가짜 표백제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용산경찰서는 지난 9월 수사에 착수했다. 옥시 본사는 지난 3월 한 소비자가 옥시 본사에 ‘세제가 물에 잘 녹지 않는다’는 불만 신고를 접수해 가짜 표백제 유통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세제까지 정품을 확인하고 구매해야 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 네티즌은 “세제 하나 사려고 뒷면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 것 같냐”며 “하다하다 세제까지 짝퉁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도 “소셜커머스에서 파는 섬유 유연제나 세탁 세제들도 약간씩 정품과 포장이 다르고 향도 이상했다”며 “아마도 숨겨진 가짜가 많을 듯”이라고 혀를 찼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정품과 가품의 구별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짜 포장지는 ▲포장지 좌우 측면 격자무늬 실링처리 ▲우측 중간 불규칙 미세 천공 2개 ▲제품 제조일 표시 위치 ▲사용상의 주의사항 문구 내용 ▲비자극 마크 하단 중앙 표기 ▲사용 중단한 '우리집 우리지구' 로고 ▲현재는 표기하지 않는 KC마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