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강모(2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얼마 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구매했다. 한국보다 훨씬 싼 가격에 가짜가 아닐까 싶어 망설였지만, 판매자가 떳떳이 정품이라고 내세웠기 때문에 강 씨는 고민 끝에 주문했다. 일주일이 넘는 배송 기간 동안 부푼 마음으로 기다린 그녀는 운동화를 마주한 순간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판매자가 정품이라고 내세웠던 운동화는 누가 봐도 가품인 게 티 날 만큼 허술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해외 쇼핑몰의 특성상 교환・환불 절차가 까다롭고 어려워 결국 강 씨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 했다. 그녀는 “정품이라는 말만 믿고 주문했는데, 가품을 팔아서 정말 황당했고 환불도 하기 힘들어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해외직구로 뻗어나면서 중국 알리바바 그룹 소유의 ‘타오바오’를 이용하는 해외직구족이 늘어 나고 있으나, 최근 ‘타오바오’가 짝퉁 제품의 온상이 되고 있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짝퉁 제품의 종류는 옷, 가방, 지갑, 신발, 심지어는 인형과 레고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 쇼핑몰은 기본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 삼아 많은 고객을 유치한다. 짝퉁인지 모르고 속아서 산 사람들도 있지만, 짝퉁인 걸 알면서도 사는 한국 사람들도 많다. 이 중 일부는 자신이 산 가품의 후기와 구매처(판매자)를 서로 공유・추천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세관에서 걸리지 않는 요령을 주고받기도 한다. 대학생 김모(23, 부산시 남구) 씨는 타오바오에서 휴대폰 케이스를 구매했다. 그녀가 산 제품은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로고와 디즈니 사의 유명 캐릭터가 그려진 케이스였다. 타오바오에는 유명 브랜드 로고나 특정 캐릭터가 그려진 케이스 중 정품이 아닌 이미테이션 제품을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사이트에는 버젓이 가품을 판매하는 글이 올라와 있고, 구매자들은 가품인 걸 알면서도 싸고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쉽게 구매를 결정한다. 김 씨 역시 가품인 것을 알면서도 구매했고, 상품을 받고 만족했다. 그녀는 “실제 정품을 구입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별로 티도 안 나면서 싸게 파니까 가품을 자꾸 찾게 된다”고 가품 구매의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침해 제품인 짝퉁을 구매했다가 당국에 걸리면 물품이 폐기처리되고 폐기비용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정모(25, 부산시 수영구) 씨는 키티 캐릭터 필통을 구매했다가 통관 검사에 걸려 압수됐을 뿐 아니라 폐기비용 2만 2,000원까지 물어내야 했다. 이런 경우 벌금은 따로 없지만 폐기 비용이 발생되며, 그 비용은 물품마다 상이하고 전액 수취인에게 징수한다. 부산본부세관 홈페이지에 의하면, 상표나 특허품 등을 모방, 도용한 상품인 지적재산권 침해물품은 수출・입 금지품목으로 지정되어 있고 국내 반입도 당연히 금지되어 있다.  지난해 1월 26일, 상하이 화동 지역 한국교민들의 포털사이트인 '상하이 저널'은 타오바오 제품의 60% 이상이 짝퉁으로 판명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타오바오의 짝퉁 제품이 국제적 오명에 휩싸이자, 알리바바 그룹이 짝퉁에 관한 새 규정을 발표했다. 지난 5월 10일자 상하이 저널은 “5월 20일부터 타오바오 플랫폼에서 물건을 판매하고자 하는 자는 ‘럭셔리 브랜드 제품’ 판매 전 진품을 증명할 수 있는 영수증, 대리구매 영수증, 위임장 등 증빙 자료를 타오바오에 제출해 한다는 정책을 알리바바가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진품 증명 규정이 ‘럭셔리 브랜드 제품’에 한정되어 있고, 타오바오 ‘자체’ 심사이기 때문에 짝퉁 상품이 원천적으로 근절되는 건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짝풍은 럭셔리 브랜드보다 일반 제품군에서 오히려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타오바오의 새 규정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