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현장체험학습으로 투숙 중 3명 사망, 7명 중태...베란다 보일러서 가스 누출 추정 / 신예진 기자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강원도 강릉시 펜션으로 놀러 갔다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8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강원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객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이들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눈을 뜨지 못한 상태다. 특히 부상자 2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강릉 소방당국과 경찰의 발표를 종합하면, 피해 학생들은 얼마 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서울 은평구 자사고인 대성고등학교 문과반 3학년 남학생들이다. 이들은 전날인 지난 17일 오후 4시쯤 펜션에 입실했다. 퇴실 예정일은 19일로 2박 3일 여행이었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후 7시 40분쯤 바깥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고, 그다음 날 새벽인 18일 오전 3시까지 떠들며 놀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보호자의 허락을 받고 학교에 개인 현장체험학습 신청을 낸 상태였다. 개인 현장체험학습은 학칙이 정한 범위에서 학생과 보호자가 신청하고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으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펜션 주인 역시 학생들이 평일에 놀러 온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 피해 학생 중 한 명의 부모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은 시설 점검차 학생들의 방을 방문한 업주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은 당시 거품을 물고 구토 중이었다고 한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유출에 의한 사고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가스보일러 배기구에서 나오는 가스다. 경찰은 “방 베란다 쪽에 보일러실이 있어, 가스 누출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충격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학업에만 집중하다 오래간만에 즐겁게 놀았을 아이들...”, “같은 학부모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지금까지의 노력에 보상 받는 기분으로 떠난 여행일 텐데”, “얘들아 제발 무사히 깨어나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당국도 사고 현장에 관계자를 급파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학생들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황망하고 매우 안타깝다”면서 “사고 경위와 원인이 확인되는 대로 정부 차원의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행정안전부와 서울시교육청 등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사고 수습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