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팬은 "돈 벌기 쉬운 곳으로 갔다" 욕설 섞어 도 넘은 비난, ...김민재 "좋은 선수 되도록 노력하겠다" / 류효훈 기자
최근,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이자 전북 현대를 떠나 중국의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김민재에게 한국 축구팬들이 ‘김민짜이’라는 별명과 함께 도를 넘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안컵이 끝난 직후인 지난 달 28일 김민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중국의 베이징 궈안 이적을 직접 인정했다. 그는 “정확한 상황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쓴 글이며 선택을 비난해도 좋다. 나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고 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현대에 데뷔하자마자 주전 수비수를 맡아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부터 주목받았지만,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 낙마했다. 이후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다시금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를 받았다.
군 면제와 함께 23세의 나이로 2019 UAE 아시안컵 주전 수비수에 선발될 만큼 뛰어난 실력을 보유해 대표팀 수비라인의 세대교체 주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 아시안컵에서 두 경기 연속 골을 얻어 골 넣는 수비수로 각광받기도 했다. 한국에서 차세대 대형 수비수가 나타났다고 김민재에게 기대를 많이 한 축구팬들은 당연히 빅리그(유럽 5대리그로 불리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축구리그)로 진출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빅리그가 아닌 중국 리그로 이적했다. 무엇보다 아시안컵 도중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8위를 달리고 있는 왓포드FC에서 김민재 영입 의사가 있었다는 뉴스에 더욱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김민재는 “월드컵 직전에 폴란드 평가전까지는 관심이 있었지만, 부상을 당했고 잠시 조용했다. 유럽 이적이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았고, 텐진, 그리고 베이징에서 오퍼가 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조금이라도 더 원하고, 더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는 팀이 베이징 궈안이라고 생각해 선택했다”고 이적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왓포드와 관련하여 김민재는 “정확한 오퍼는 없었다. 왓포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옵션에도 없었다”고 관련 소문을 일축했다. 다만, 전북 현대 백승권 단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왓포드는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 조건으로 전북에 영입 의사를 타진했다”고 지난 달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군 면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이적했다며 축구 팬들이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 이들은 김민재의 ‘재’를 중국발음처럼 굴려 ‘김민짜이’라는 별명을 만들었다.
한 네티즌은 “이 결정으로 인해 한국 축구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폐를 끼치고 있다. 이걸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 악영향으로 아시안게임, 나아가 축구선수 군 면제가 필요 없다는 여론까지 힘을 얻고 있다. 돈에 이끌린 건 이해하지만, 프로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이해해 주고 넘어가면, 뚝이 무너지듯 한국 축구 경쟁력이나 관심도 기대치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김민재의 중국 이적을 비판했다.
김민재 본인도 자신의 선택에 대해 비판을 해도 된다고 밝혔지만, 축구팬들은 도를 넘는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김민재의 SNS에 들어가 댓글을 통해 욕설을 도배하거나 옹호하는 다른 팬들에게까지 비난했다.
한 축구팬은 “군 면제도 해결됐겠다. K리그 자존심 전북현대에서 창창한 나이에 붙박이였겠다. 머가 그리 급해서 중국을 간 건지 이해불가다. 애초에 머릿속에는 국대를 슈퍼리그 고액 연봉 발판이었던 것 같다. 내가 너 같은 X끼 두 다리 뻗게 하려고 군 생활 고생한 거 아니다”라고 욕설을 섞으며 비난했다. 김민재는 이 댓글에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왜 X끼 X끼거리세요”라며 “제가 그 쪽 자식입니까”라고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