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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손해 보는게 낫죠”.... 서울 택시 새 요금제 ‘미터기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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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손해 보는게 낫죠”.... 서울 택시 새 요금제 ‘미터기 대란’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9.02.18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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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 바쁜 승객과 실랑이 피하려 요금 덜 받기도..."더 받으면 부당 요금" 한탄 / 신예진
지난 2013년 10월 인상 이후 5년 4개월 만에 서울시 택시 요금이 인상됐다. 요금 인상 전부터 언론에서는 서울 택시 인상을 매일 언급했고 서울시에서도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지금, 여전히 택시기사와 이용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약 7만 2000대인 서울 택시 중 인상된 요금을 미터기에 반영한 택시는 극소수기 때문이다. 서울시 택시 요금은 지난 16일 오전 4시를 기점으로 올랐다. 일반택시 기본요금(2km)은 주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18.6% 인상됐다. 심야(오전 0~4시) 시간대는 1000원이 인상돼 4600원이 됐다. 동시에 거리요금과 시간요금도 소폭 상승했다. 거리요금은 10m 줄어들어 132m마다 100원이 붙고, 시간요금은 4초 짧아져 31초당 100원이 부과된다.
서울의 한 택시 내부에 비치된 '요금 조견표'가 걸려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그러나 시빅뉴스가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취재한 결과, 대부분 택시는 여전히 기본요금 3000원을 미터기에 찍어놓고 달리고 있었다. 서울시는 미터기 교체 작업이 3월 말이 돼야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택시들은 새 요금 환산액을 적은 A4용지 2장 크기의 책자인 ‘요금 조견표(변환표)’를 차량에 비치했다. 대부분 택시기사용, 승객용으로 2장의 조견표를 준비해뒀다. 인상된 요금은 택시 기사가 수동으로 미터기에 기입해야 한다. 승객이 내리기 전 인상분이 반영된 요금 조견표를 확인한 뒤, 일일이 추가 금액을 입력하는 식이다. 당연히 평소보다 택시비 지불에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방침에 택시 기사와 이용객 모두 혼란을 호소했다. 인상 요금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17일 오후 9시쯤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정모 씨는 기자가 택시를 타자마자 실내 불을 켜고 “택시비 인상된 거 아시죠. 뒤에 요금 책자 확인하세요”라고 했다. 그는 “택시 요금 오른다고 TV에서 난리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승객들이 모르더라. (요금이 올랐다는 사실을) 미리 말하지 않으면 내리기 전에 승객들이 화를 낸다”고 했다. 택시 요금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택시 기사도 발생했다. 계산 착오로 ‘더 받으면 부당요금’이 되기 때문이다. 18일 오전 서울역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기차 시간 늦는다고, 급하다고 빨리 내리겠다는 손님을 두고 요금표를 보면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손님의 성화에 대충 보고 결제했다. 200원 덜 받았지만 어쩔 수 없다. 혹시 내 실수로 더 받고 부당요금에 걸리면 낭패”라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30년간 택시운전을 해온 개인택시 최모 씨는 ‘아날로그식 미터기 교체’에 불만을 터트렸다. 그의 미터기 교체 날짜는 오는 3월 4일이다. 최 씨는 “앞으로 2주동안 계속 이렇게 요금을 부과해야 하니 머리가 아프다. 마음 같아서는 돈 더 주고 더 빨리 교체하고 싶다. 이건 농담이고, 개인택시라 교체비용도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역 1번출구 앞에서 빈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승객들의 불만도 거세다. 신모(27) 씨는 지난 16일 오후 8시경, 서대문구 서대문역에서 종로구 종로 3가역까지 5100원을 지불했다. 신 씨는 “요금이 올랐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추가로 1000원을 더 내라고 하니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며칠 전에 택시를 탔으면 똑같은 거리에 4100원만 지불하면 됐던 것이지 않나”고 했다. 직장인 최모(28) 씨는 택시의 서비스 질을 지적했다. 택시비는 인상됐지만 승객들이 느낄 이점은 없다는 것. 최 씨는 최근 카풀 서비스앱 ‘타다’를 통해 출퇴근하고 있다. 최 씨는 “택시에서 흡연하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하든지, 승객들을 위한 ‘껌’이라도 제공하든지, 운전이라도 부드럽게 하든지, 승객들을 위한 서비스 질 개선이 분명 필요하다. 몇 번 불쾌한 일을 겪고 최근 택시를 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택시의 ‘승차거부’도 승객들의 불만 중 하나다. 직장인 이모(35) 씨는 “요금이 올랐지만 주말 심야시간 강남역이나 홍대 입구에서 심야 택시를 잡는 건 여전히 어렵다. 기사님들 고생하는 기사를 읽으면 안쓰럽다가도 추운 겨울 승차거부를 당하면 분노가 치민다. 오른 요금과 함께 기사님들의 의식도 달라졌으면 한다”고 분개했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7만 2000대에 대해 요금 계측기 조정 작업하고 택시미터기 교체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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