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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포획과 유통으로 사라져가는 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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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포획과 유통으로 사라져가는 빵게
  • 충남 천안시 이예진
  • 승인 2019.04.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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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충남 천안시 이예진

충남 천안에 사는 이모(21) 씨는 철이 오른 대게를 먹기 위해 속초 방문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대게 맛집을 찾아보려 다양한 인터넷 후기를 탐색했다. 그러던 중 이 씨는 한 블로그에서 알이 꽉 찬 대게 사진을 보게 됐다. 그 사진을 본 이 씨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 이유는 그 대게가 바로 암컷 대게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씨가 놀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보통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대게는 수컷이고, 암컷 대게를 잡는 것이 불법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암컷 대게는 잡지도 먹지도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은 불법으로 유통되는 암컷 대게를 먹을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을 먹고 나서 어떤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살아갈 확률이 높다. 암컷 대게를 먹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암컷 대게를 불법으로 포획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요즘 들어 암컷 대게의 사투리인 '빵게'라는 단어가 여러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그 말은 빵게의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해양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선 시중에 판매하는 대게는 수컷이어야만 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앞서 말했듯 사람들이 보통 식당에서 접하는 대게의 성별은 모두 수컷이다. 그 이유는 암컷 대게와 체장 미달 대게는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연중 포획이 금지되어 있으며, 수산자원관리법 제17조에 따라 소지·유통·가공·보관 또는 판매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법을 따르지 않고 암컷 대게를 무분별하게 잡아들인다면, 수많은 대게가 알을 낳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 대게의 씨는 말라버리고 말 것이다. 

일요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한 30대 남성이 수천만 원 상당의 암컷 대게를 운반하다 걸려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나는 이 기사 속에서 나오는 사례가 대게불법포획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수십 개, 수백 개의 암컷대게 불법어업이 언제 어디서 계속되고 있을지 모른다.

알이 찬 빵게가 맛있고 잘 팔릴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해양생태계를 해치는 일이 된다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우리가 자연을 지키고 유지하지는 못할망정 자연의 섭리를 파괴하는 것은, 인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의 기사에는 해양수산부가 5월부터 어선이 드나드는 항·포구와 시장 등 육상에서도 불법 어업 지도와 단속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는 사실이 나와 있다. 해상에서만 실시됐던 단속을 육상으로까지 확대함으로써 더 면밀하고 신속한 빵게 수색이 가능하다고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사람은 언제까지나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그렇게 살다보면 뒤돌아 후회할 순간이 오게 된다. 부디 그 후회가 너무 늦지는 않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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