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마약 논란이 연예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방송인 하일(61, 미국명 로버트 할리)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9일 오전 10시부터 마약 구매 및 투약 혐의로 체포된 하일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간이 마약 시약검사를 실시하고,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경찰은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고려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까지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최근 하일이 필로폰을 구매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수사를 통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8일 오후 4시쯤 하일을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체포했다. 하일은 지난달 중순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매하고, 서울 자택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하일은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일은 이날 오전 1시 30분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수원남부경찰서로 압송됐다. 베이지색 점퍼를 입고 모자와 안경,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그는 고개를 숙였다. 하일의 혐의를 묻는 취재진에 그는 “죄송합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라며 짧게 답했다.
갑작스런 하일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방송가엔 불똥이 튀었다. 하일은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그간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최근 tvN <아찔한 사돈연습>, SBS플러스 <펫츠고! 댕댕트립>, KBS2 <해피투게더4> 등에 출연했다.
특히 오는 10일 방영 예정인 MBC 인기예능 <라디오스타>가 난처해졌다. <라디오스타>는 ‘여긴 내 구역인데예~?’ 특집으로 할리(하일), 여에스터, 엑소 첸, MC 딩동과 촬영을 마쳤다. 최근 공개한 예고편에는 하일의 모습이 담겼다. <라디오스타> 측은 현재 해당 예고편을 삭제한 상태다.
<라디오스타> 측은 결방이 아닌 ‘편집’으로 하일의 흔적을 지우겠다는 입장이다. >라디오스타> 측은 “제작진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과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한 시청자의 정서를 고려해 방송 전까지 로버트 할리 관련 내용과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해 시청자들이 불편함 없이 방송을 보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유타주 출신이자 국제변호사인 하일는 1986년부터 한국에서 거주했다. 부산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그는 ‘토종 외국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 광고에 출연해 “한 뚝배기 하실래예”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이후 그는 1997년 미국 국적으로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해 영도 하 씨의 시조인 하일이 됐다. 현재 그는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