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버닝썬의 마약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문호 대표(29)에 이어 마약유통 혐의를 받는 중국인 직원 ‘애나’도 마약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애나는 지난 19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애나의 모발에 대한 마약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애나의 모발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이 나오는 등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애나는 마약 투약 혐의는 시인했지만 유통 의혹에 대해서는 꼬리를 잘랐다. 그는 중국 손님들을 유치하고, 손님들이 가져온 마약을 투약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손님들이 직접 마약을 들고 왔다고 ‘마약유통’ 의혹은 일축했다. 앞서 일부 언론이 버닝썬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애나가 중국인 VIP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보도한 내용과 다르다. 이에 경찰은 버닝썬에서 마약을 투약한 중국 손님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애나보다 먼저 마약 투약 양성 반응이 나온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구속 위기를 면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 관련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증거자료 수집, 혐의의 소명 정도, 수사에 임하는 피의자의 태도, 마약류 관련 범죄 전력 등을 고려했을 때 현 단계에서 이 대표를 구속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이 대표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마약 투약 검사 전, 투약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버닝썬 내의 마약 거래 역시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이 대표에 대한 마약 투약 검사에서 일부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이 대표의 마약 혐의를 보강 조사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최근 이 대표와 관련한 새로운 혐의점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버닝썬에서 마약을 투입하고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이들을 현재까지 14명 입건했다. 이외 클럽에서 마약류에 손을 대거나, 물뽕(GHB)으로 불리는 마약류 등을 유통한 이들까지 합하면 총 40명에 달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