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에도 유람선 운행...날씨탓에 실종자 수색 난항
황홀한 야경을 자랑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관광객 30명을 태운 현지 유람선이 침몰했다. 정부는 사고 현장에 신속 대응팀을 급파했고, 여행사도 부사장 등 사고 수습 직원들을 헝가리로 보냈다.
30일 외교부와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현지 유람선 ‘하블레아니(인어)’호는 29일 오후 9시께(현지시각) 다뉴브강에서 침몰했다. 당시 유람선에는 관광객 30명·인솔자 1명·현지가이드 1명·사진작가 1명 등 33명의 한국인과 선장과 승무원인 현지인 2명으로 총 3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5일 출발한 참좋은여행의 ‘발칸 2개국·동유럽 4개국’ 프로그램 고객들이었다.
사고는 대형 선박 ‘바이킹 리버 크루즈’가 사고 유람선을 뒤에서 덮쳐 발생했다. 참좋은여행은 “유람선은 사고 당일 오후 8시쯤 출발해 유람을 마치고 거의 정박장에 들어서던 상태였고 대형 선박이 막 출항하는 시점에 뒤에서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고로 사망자 7명, 실종자 19명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사망자 7명의 국적과 신원은 아직 확인이 안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조자 7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그 중 3명은 이미 퇴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는 심한 폭우가 내리고 있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사고 당시 탑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참좋은여행은 “현지 언론의 보도내용 등을 종합해볼 때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사고 이후에 운행된 다른 배에 탑승한 승객들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여행사 측은 사고 현장에 인력을 보내 상황을 수습 중이다. 부사장을 비롯한 14명이 이날 헝가리 현지로 출국했다. 여행사는 현재 사고 가족의 명단을 확보한 상태로, 현장 방문을 원하는 가족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참좋은여행은 “31일 새벽 1시 현지로 가족들이 출국한다”며 “현재 가족 5명이 출국을 확정했고, 추가로 5명 정도가 출국 준비가 완료되면 총 10명이 출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역시 사고 현장에 신속 대응팀을 급파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고 대응에 나선 상태다. 정부는 우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보냈다. 강 장관 역시 사고 대응 지휘를 위해 이날 헝가리로 출발했다. 강 장관은 현지에서 헝가리 외무부 등 정국 당국과 교섭하며 한국인 실종자 구조 작업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