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규정상 올림픽 3위·아시안게임 1위까지 ‘면제’
대한민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U-20 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국민들의 열기와 기대감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선수들의 병역면제 혜택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청소년 대표팀의 병역면제 혜택을 제안하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U-20 청소년 대표팀의 병역면제 혜택을 부탁드린다”는 글이 게시됐다. 한국 남자축구 최초로 200여개의 나라 중 최고를 가리는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 만큼,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일부 네티즌들도 장단을 맞췄다. 대표팀의 병역 의무를 대신해주겠다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강인아, 군대는 내가 대신 간다", "우리들이 하루씩만 군생활 대신해주자" 등의 글을 올리며 대표팀의 병역 면제를 촉구했다.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우승해도 현행 병역법상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관련 법에 따르면, 국가대표 선수가 병역면제를 받는 경우는 단 두 가지다. 올림픽에서 3위 이상을 기록해 메달을 획득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된다. 이 경우, ‘체육요원’으로 분류돼 보충역에 편입된다. 손흥민과 황의조, 이승우 등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바 있다.
예외는 있다.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거나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 과거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자, 김대중 정부는 병역법에 부칙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줬다. 국민과 정부가 대표팀 선수들의 공로를 인정해 일종의 ‘선물’을 준 셈이다.
다만 대표팀의 결과가 병역면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02년 당시 제정된 부칙은 형평성 문제로 삭제됐고, 최근 국제 대회가 병역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고조된 상태다. 전세계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가 드물고, 우리의 안보환경이 특수하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문제다. 병무청 역시 복수의 언론을 통해 “U-20 대표팀의 병역특례와 관련해 논의한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U-20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전 1시(한국 시각) 폴란드 우치의 경기장에서 우크라이나와 FIFA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놓고 승부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