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시장에도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가 미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일주일 사이에 DDR4 8GB 제품은 7.6%, DDR4 4GB 제품은 12.7%, 낸드플래시 제품은 2.8%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최대 13% 급등한 것.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어지며 당분간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증시는 상황이 다르다.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됐던 반도체 업계에는 외국인들의 매수가 이어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외국인들이 반도체 업종에 약 7000억 원 가까이 매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수출규제로 인해 반도체 공급이 줄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증시에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출장 귀국 다음날인 13일에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소재 수급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상시국을 대비하는 계획도 마련하라고 사장단에 지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매체의 소재 물량 확보 보도에 대해서 부정했다. 관계자는 “소재 물량확보를 숨통이 트일 정도로 쥐어짜듯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것이 이번 출장으로 마련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실상 일본의 소재를 전부 대체할 방법은 단기간에 없다”며 “최악의 경우 1~2개월 공장을 문 닫아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D램은 시장점유율이 75%에 달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단순 한국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시장의 근간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