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능적으로 집단을 형성하여 사회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사회를 거부하며 밖으로 나오지 않고 오직 집에만 있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히키코모리’, 혹은 ‘은둔형 외톨이’라고 부른다.
‘히키코모리’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에 의한 묻지마 살인, 폭행 등 범죄율이 증가하면서 하나의 국가적 문제로 부상했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문제가 대두되고 그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히키코모리와 관련된 내 경험 이야기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 나에게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했던 같은 반 친구가 있었다. 그는 학교생활이 원만하지 못했고 수업도 빠지면서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인간관계를 맺지 않았다. 담임 선생님은 우리에게 그 친구의 집 주소를 알려주며 방문하여 설득하고 오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 친구의 집으로 갔고 초인종을 눌렀다. 현관문이 열리고 그 친구가 나오는데, 영락없는 사회와 단절된 모습이었다. 우리는 학교에 나오면 좋겠다고 권유했지만, 그 친구는 아직 학교에 나가 적응할 자신이 없다며 우리를 돌려보냈다.
다행히, 후에 그 친구는 담임 선생님의 지속적인 권유로 학교에 꾸준히 등교해 졸업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때 그 친구가 현관문을 열고 나왔을 때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선생님의 요청으로 그 친구 집을 방문할 때는 그저 반강제였던 야간자율학습시간을 빼고 친구 집에 갈 수 있어 좋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기쁜 마음보다는 진중한 자세로 다가갔어야 했다. 그랬다면 우리의 방문이 그 친구가 학교에 잘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 언론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들은 스스로 집에 틀어박히는 것보다는 사회적 압박감에 의해 ‘갇히는 것’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같은 반 친구였던 우리가 그 친구를 조금이라도 더 챙겨줬다면 어땠을까. 혼자 집에 갇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국의 히키코모리 인구 비율은 추정치에 불과하다. 히키코모리 특성상 통계 자료를 내기가 어렵고 구조가 어렵다는 것이 지금 실정이다. 지금부터 우리 사회는 우리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그들을 사회적 압박감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대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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