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김경수·윤건영·천경득, 텔레그램서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 논의
서울동부지검, 이르면 이번 주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소환 조사할 듯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각종 금품·향응 등을 제공받아 뇌물수수·수뢰 후 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이르면 이번 주에 소환 조사할 전망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최근 김 경남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비공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5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서 인연을 맺은 유 전 부시장과 김 경남지사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판단, 2017년 12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돌연 중단된 것과 관련해 김 경남지사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특히 검찰은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유 전 부시장이 김 경남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4명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를 논의했다는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은 2년 전 감찰 당시 유 전 부시장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전달받아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이들은 엑셀 파일 형태로 100시트 분량에 달하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구성원이었던 천 선임행정관과 윤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비롯해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박형철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된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조사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이 석연찮게 중단됐을 당시 민정수석으로 재직한 조 전 법무부 장관을 이르면 이번 주에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법무부 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에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조 전 법무부 장관의 소환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불러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하게 된 배경과 감찰을 중단한 근거와 필요성은 무엇이었는지, 당시 인지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정도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출석하더라도 검찰이 진술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봤다. 앞서 조 전 법무부 장관은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에 두 차례 피의자로 출석했으나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