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진 한장이 SNS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사진은 다름 아닌 한 방송사에서 한강공원을 배경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을 캡처한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된 것은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 뒤로 보인 한강공원에 꽃을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왜 논란이 됐을까?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 중이다. 초중고 개학을 몇 차례 미뤘고, 대학은 사이버 강의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국은 안전 안내 문자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꽃놀이 및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최대한 집에 머물러 달라고 재차 공지했다.
우리 가족도 지난 주말, 원래 꽃놀이를 가려고 했으나 결국 취소했다. 만약 우리가 꽃놀이하러 가게 되면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고 그로 인한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얼마 전 실제로 꽃놀이를 하러 갔다가 확진된 사람이 있었기에 우리는 더 조심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조금 답답하더라도 집에서 보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사람이 코로나 종식을 위해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우리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의 사진 배경으로 나온 한강공원에는 꽃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그 중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도 간혹 보였다. 이외에도 꽉 찬 주차장과 여러 목격담을 통해 우리는 한강공원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곳만이 아니었다. 얼마전 나는 우리 집 주변의 벚꽃 명소인 삼락공원 입구가 차들로 가득 찬 것을 봤다. 안쪽은 한강공원 풍경과 비슷했다. 이는 전국 꽃놀이 명소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최전방의 의료진을 비롯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분노를 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나는 코로나19 관련 의료진의 친구가 SNS에 “내 친구가 한강공원 뉴스를 보고 펑펑 울었다”며 “내 친구는 마스크 때문에 피부가 다 짓눌려서 밴드를 붙이고 있는데 꽃놀이가 가고 싶냐”고 글을 올린 것을 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의료진들은 밤낮없이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자신의 만족만을 위해 꽃놀이를 하는 건 의료진들의 희생을 매도하는 이기적인 행위가 아닐까?
지금, 우리 모두 평범한 일상을 잃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힘든 일상 속에서 자신의 행복만을 위할 것이 아니라 일상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꽃놀이는 매년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힘들더라도 내년을 위해 이번 해는 잠시 미뤄두는 게 어떨까.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