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설명없이 면접, 출근 않고 잠수 타는 행위
국내 기업 83%, 면접 출근 퇴사 고스팅 경험 있어
일부에선 입사 불합격 무통보 기업문화 오히려 비판
코로나19로 취업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직원과 지원자의 ‘고스팅’ 행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스팅(ghosting)’이란 마치 유령처럼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뜻하며, ‘잠수’와도 비슷한 개념이다.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춘다는 것인데, 이는 원래 이성교제에서 자주 쓰였다. 하지만 최근 면접·출근 등에 사용하는 일이 잦아져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11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스팅을 경험한 기업이 10곳 중 8곳인 82.7%였다. 이런 고스팅은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복수 응답 결과에서 각각 ▲면접 고스팅(79.3%), ▲출근 고스팅(49.5%), ▲퇴사 고스팅(38.5%) 순으로 많았다. 면접 고스팅은 면접 노쇼라고도 불리며, 입사지원자가 면접 당일에 연락 없이 면접장에 오지 않는 것이다. 출근과 퇴사 고스팅은 직원이 갑자기 연락을 두절하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종적을 감추는 것을 뜻한다.
고스팅을 경험한 기업 중 72.6%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지원자층이 되면서 고스팅 사례가 늘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응답 기업들 중 고스팅이 많은 연령대를 묻는 질문에 20대가 80.9%, 30대가 16.5%로 20대가 무려 5배 정도 많았다.
고스팅으로 기업들은 다양한 부분에서 피해를 입었다. 복수응답 결과, ▲시간과 비용낭비가 78.2%로 가장 많았고, ▲다른 인재의 면접기회 놓침(57.6%), ▲계획한 입사일정을 맞추지 못함(45.6%), ▲타 직원의 업무 가중·사기 저하(30.3%) 순으로 많았다.
이에 고스팅 인원에 대응하기 위해 전체 기업 중 지원자가 과거 고스팅 인원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기업은 32.6%였다. 이런 고스팅 인원이 해당 기업에 재지원할 경우에 “무조건 탈락시킨다”는 답변이 70.1%로 가장 많았고, “기회는 주지만 감점 처리하겠다”는 답변이 22.4%, “채용과는 무관하다”는 답변이 7.5%로 가장 적었다.
기업들은 이런 고스팅을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으로는 ▲채용 일정을 여러 번 안내(46.2%), ▲공고에 연봉·채용 조건 등 명확히 기재(29.2%), ▲사내 추천제도 활용(18%), ▲복리후생 등 처우 개선(12.2%), ▲특별한 대응 없음(25.1%) 등이 있었다.
이에 취업준비생인 김다인(24, 충남 천안시) 씨는 “기업에 중복지원했을 때, 처우가 더 나은 곳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연락없이 무통보로 ‘노쇼(no show)’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누리꾼은 이에 “그동안 ‘열정페이’ 등에 혹사당한 20대가 후기가 좋지 않은 기업을 피하는 건 당연하다. 그동안 기업들도 불합격자에 따로 연락하지 않은 것을 그대로 되돌려 받은 것 뿐이니 20대가 배가 불러서 이런다는 말은 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