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결론 부분, 타 석사 논문과 100% 일치
거짓 정보 제공과 논문 표절은 경박한 행위
현직 교수, “표절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
한국사 강사 겸 작가 설민석이 석사 논문 표절을 인정하고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29일, 설민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석사 논문 표절 사태로 많은 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설민석은 “지난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에 제출한 석사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며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과오”라고 전했다. 그는 “모든 책임을 통감하여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며 방송 프로그램의 하차 의사를 밝혔다.
29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설민석의 석사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를 논문 표절 검증 사이트 ‘카피킬러’에 의뢰한 결과, 52%의 표절률을 보였다. 논문 분석에 따르면, 설 씨의 논문에 쓰인 문장 747개 중 187개의 문장이 다른 문헌과 동일 문장으로 밝혀졌다. 표절 의심 문장은 332개에 달했으며, 표절률 90% 이상인 문장은 56개, 80% 이상인 문장은 110개를 기록했다. 설 씨의 논문 ‘제5장 결론 및 제언’ 부분은 2007년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의 석사 논문과 100% 일치했다.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정태철 교수는 설 씨에 대해 “역사와 관련한 지식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거짓을 고하고, 논문을 표절한 것은 경박한 행위”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논문 표절 사태에 대해 “표절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국민 중 표절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이는 소수다. 정 교수는 “사람들이 표절에 대해 모르니까 베끼는 것”이라며 “초등학교부터 국어 교육에서 작문을 교육시키지 않으면 표절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 밝혔다.
정태철 교수는 “대한민국 국어 교과서는 표절과 관련한 교육 내용을 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표절에 대한 교육 부족이 지식재산권에 대한 낮은 국민 의식을 초래했다”며 “대한민국 국어교육은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구분하여 글 쓰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모든 대학의 학위 논문을 제출할 때는 카피킬러 등 논문 표절 분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표절 관련 분석 결과를 첨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