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월패드를 해킹해 가정 내 사생활을 담은 영상을 유출시킨 ‘월패드 해킹 사건’ 발생
공동주택 월패드는 전체 세대가 공동망 사용... 한 세대가 해킹되면 다른 세대도 해킹 위험
과기부, “홈네트워크 기기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
아파트 가정 내부를 촬영한 불법 영상물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월패드 해킹 사건’으로 아파트 거실에 붙어있는 월패드를 해킹해 가정 내 사생활을 담은 영상을 유출시킨 것이다. 경찰은 700여 건의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월패드란 도어록, 조명, 난방, 카메라 등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연동 및 제어하는 홈네트워크 기기다. 월패드에는 보통 경비실이나 다른 가구와의 영상통화를 위해 카메라가 달려있다. 해커는 이것을 해킹해 실시간으로 집 안을 들여다본 것이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월패드는 전체 세대가 공동망을 쓰기 때문에 한 세대가 해킹되면 다른 세대까지 위험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 해킹에 의한 사생활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해커가 영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국내 아파트 700여 곳 리스트는 월패드 카메라를 통해 불법 유통된 영상이 유출되며 인터넷상에 퍼졌다. 리스트에는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울산, 제주, 전남, 전북 등 국내 곳곳의 아파트 이름이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온라인상에 유포된 영상에는 가정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영상과 성관계 등 내밀한 장면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유통된 영상은 다크웹 등을 통해 판매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홈네트워크 기기들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주요 보안 수칙으로 ▲기기는 반드시 암호 설정하기 ▲암호를 설정할 때 '1234', 'ABC' 등 유추하기 쉬운 암호 사용하기 않기 ▲기기는 주기적으로 최신 보안 업데이트하기 ▲카메라 기능 미이용 시 카메라 렌즈 가리기 등을 당부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앞으로 홈네트워크 기기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