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으로 벼 생육 저하...농작물 타거나 말라 죽어
양산지역 농가들 "고라니 멧돼지가 농작물 파먹기도" 호소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폭염과 그 이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많은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농작품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경상남도 양산시의 한마을, 물이 부족해 모를 늦게 심어 7월이 시작됐는데도 방금 모내기를 한 듯 키작은 벼들이 보인다. 바로 옆의 저수지마저 장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수위를 유지할 뿐, 흐르지는 않는다. 얕은 곳의 경우 바닥까지 훤히 보인다. 근처의 낙동강 역시 가뭄으로 칠서 지점의 경우, 지난 30일부터 조류 경보가 경계 단계까지 올랐다.
그뿐 아니라, 폭염과 강한 햇빛에 의해 타죽은 농작물들도 많이 보인다. 농민 김모(50, 경남 양산시) 씨는 “올해만 벌써 같은 자리에 참깨, 들깨 번갈아가면서 3번이나 다시 심었다. 그러고도 다 타서 죽고, 말라서 죽고... 먹을 것도 안된다. 단호박도 다 죽어서 다 뽑아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씨가 심은 약 1100개의 들깨 모종 중 살아남은 것은 3분의 1 밖에 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양산지역의 경우 5월 21일부터 최고기온이 30도가 넘기 시작했고, 7월 2일에는 35.8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강수량은 ‘일 강수량’이 30mm가 넘는 경우가 올해 들어 딱 3번이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김 씨는 "이렇게 살아남은 농작물들도 밤에 고라니나 멧돼지가 와서 다 파먹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농사를 위해 씌워놓은 비닐에는 동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들이 보였다.
이에 대해 양산시청 관계자는 “시에서 유해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을 운영 중이다. 신청을 하면 단체에서 출동을 해서 직접 야생동물을 포획을 한다. 또 울타리 같은 피해 예방 시설을 설치 시 최대 500만 원까지, 비용의 60%를 지원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