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언론 민들레’ 홈페이지서 희생자 명단 포스터 공개해
15일, 유족 측 의사 따라 명단서 10여 명의 이름 삭제돼
민변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대응 TF, 개인정보 침해 우려 표명
한 인터넷 언론 매체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는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와 협업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 민들레는 홈페이지 기사를 통해 희생자 158명 중 155명의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게재했으며, 나이·성별·거주지 등 다른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민들레는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며 “위패도, 영정도 없이 국화 다발만 들어선 기이한 합동분향소가 많은 시민들을 분노케 한 상황에서 희생자들의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민들레는 이어 “이를 계기로 위령비 건립 등 각종 추모 사업을 위한 후속 조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희생자 명단 공개에 있어 유가족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제기됐다.
15일, 민들레는 명단에서 10여 명의 이름을 삭제했다. 매체는 “신원이 특정되지 않지만 그래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해온 유족 측 의사에 따라 희생자 10여 명의 이름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희생자 명단 공개를 두고 유가족의 권리 침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대응 TF’는 성명을 통해 “유가족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으로서 희생자 유가족의 진정한 동의 없이 명단을 공개하거나 공개하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희생자 명단이 유족 동의 없이 공개되지 않도록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