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력 하나만으론 대중의 관심을 끌긴 어렵다. 요즘 시대에 쟁쟁한 가수들 사이에서 대중의 기억에 남기 위해 중요한 건 음색이다. 떠오르는 음색을 가진 ‘BIG Naughty(서동현, 19, 이하 빅나티)’는 노래를 발매할 때마다 음원사이트의 상위권에 위치한다. 빅나티의 음원 성적이 보여주듯 그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수다.
지난 2월 28일 빅나티는 자신의 3번째 EP ‘호프리스 로맨틱’을 발매했다. 호프리스는 절망적인 느낌을 준다. 뒤따라오는 로맨틱은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성격이 정반대인 두 단어가 만난 ‘호프리스 로맨틱’이 앨범 제목이다. 앨범 제목을 미루어 보아 이번 앨범은 어떤 주제를 노래할 것인지 눈치챌 수 있다. 빅나티는 이번 앨범 발매와 동시에 12년간의 지독한 짝사랑을 끝냈다.
앨범 타이틀 곡 ‘사랑이라 믿었던 것들은’의 가사는 노래 가사가 아닌 시라고 해도 무방하다. 빅나티가 12년간의 감정을 정리하며 느낀 걸 꾹꾹 눌러 담은 듯한 가사에서 결국 닿지 못한 사랑의 아련함을 느꼈다. 슬픈 사랑시를 노래하는 빅나티의 짙은 음색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조용히 회상하는 것처럼 들린다. 함께 흘러나오는 피아노 반주는 오직 실패한 사랑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허함을 준다. ‘악동뮤지션’의 보컬 이수현(23)과 함께 화음을 쌓는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떠나간 사랑을 떠올리며 소리치는 한 사람을 볼 수 있다.
빅나티 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은 짝사랑을 경험해 봤을 거다. 나도 학창시절에 한 사람을 1년 가까이 짝사랑했었고 결말은 새드 엔딩이었다. 짝사랑에 실패하며 느낀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때 나는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를 들으며 지친 마음을 위로 받았다. 빅나티의 이번 앨범은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해 주었다.
사랑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 중 가장 소중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잊지 못할 순간을 제일 아름답게 노래하는 사랑 노래만이 듣는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는다. 빅나티의 이번 앨범이 그렇다. 자신이 가장 빛나는 청춘 시절에 한 짝사랑을 아름답게 노래 한 빅나티의 ‘호프리스 로맨틱’은 듣는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나 역시 소중한 감정을 잃게 되는 날이 온다면 이 앨범을 들으며 마음의 빈자리를 메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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